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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May 17. 2022

무엇이 생산량을 결정할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근본적인 요인은 생산이다. 생산을 많이 하는 국가의 국민일수록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어떤 요인들이 생산량을 결정하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무엇이 생산량을 결정할까? 그리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지 우리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까? 이번에는 생산량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어느 마을에서 쌀을 생산한다고 생각해보자. 마을은 쌀을 생산하고 마을 사람들을 쌀을 먹고 산다. 당연히 마을 사람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쌀의 생산량이다. 이 마을의 쌀의 생산량을 무엇이 결정하는지 생각해보자. 쌀을 생산하는 데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쌀을 생산하는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다. 노동이다. 그리고 농사를 짓기 위해 저장해 둔 씨앗(벼)이 필요하다. 이를 우리는 자본이라고 불렀다. 설명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자본은 씨앗만 있다고 생각하자. 다시 말해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노동과 자본이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의 생산량을 결정한다.


 

 단순하게 기계에 비유를 들면 기계에는 노동이라는 요소 하나와 자본이라는 요소를 투입하면 생산량이 만들어진다. 노동과 씨앗이라는 자본이 섞어져서 쌀이 배출된다.

마을 사람들은 전에 모아두었던 벼를 가지고 농사를 짓는다. 만약 모아둔 벼의 양은 그대로일 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당연히 생산량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둘이, 그보다는 셋이 농사를 지을 때 밭에서 짓는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생산량이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 대해서 정비례하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혼자서 쌀을 10 가마를 생산했더라면 둘 이서는 20 가마가 아닌 18 가마만이 수확될 것이다. 또 세 명 이서는 30 가마도 26 가마도 아닌 25 가마만이 수확될 것이다. 혼자서 농사를 지을 때에는 10 가마를 생산했지만 두 번째 사람이 함께 농사를 지었을 때에는 8 가마만 생산량이 늘었고 그다음 세 번째 사람이 함께 지었을 때는 그 전보다 적은 7 가마 만이 더 늘어났다. 경제학에서는 한계라는 개념이 많이 사용된다. 한계라는 개념은 한 단위 더 투입되었을 때 변하는 양을 뜻한다. 여기서는 노동이 한 명 더 투입되었을 때 쌀의 생산의 변화량을 의미한다. 경제학적 표현을 사용하자면 노동의 한계생산성은 체감(하락)한다. 즉 노동을 더 투입할수록 더 늘어나는 부분은 점점 작아진다는 말이다. 극단적으로 생각해보자. 밭에서 같은 씨앗을 가지고 500명의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 이때 한 명이 일을 돕겠다며 나섰다. 밭에서 추가적으로 생산되는 쌀은 처음 두 번째 사람이 돕겠다고 나섰을 때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씨앗의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의 양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노동만이 늘어난다면 생산량의 변화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일인당 생산량은 하락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늘었지만 그에 마땅하게 생산량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정해진 면적의 빵집 주방에서 정해진 오븐과 조리 기구들을 가지고 빵을 만드는데 주방에 한 사람을 더 고용한다고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빵을 만들어내는 수가 많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주방에 사람이 더 늘어날수록 늘어나는 정도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극단적으로 주방에 200명이 일을 하는데 한 명 더 고용한다고 해서 빵의 생산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더 필요하다. 두 번째 사람이 첫 번째 사람이 가지고 온 씨앗만큼을 가지고 와서 함께 농사를 짓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추가되는 생산량은 전에 비해서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처음 10 가마를 생산했고 두 번째 사람이 함께 농사를 지었을 때는 20 가마를 생산할 것이다. 세 번째 사람도 똑같은 씨앗을 가지고 농사를 지으러 왔다. 가을에 쌀은 30 가마가 수확될 것이다. 노동과 자본이 함께 늘어난다면 한 사람이 받게 되는 쌀의 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해보자. 만약 두 번째 사람이 더 많은 씨앗을 가지고 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세 번째 사람도 그리고 그 뒤에 사람도 계속…… 그러면 한 사람당 농사를 짓는 씨앗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생산량의 증가 폭은 그 전보다 더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한 사람당 자본이 늘어나면 한 사람 당 생산량은 늘어나게 된다.


 경제학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이 한 사람당 생산량이다. 왜냐하면 경제학에서 궁금한 것은 사람들의 삶의 질이고 이것은 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생산을 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의 삶을 결정짓는 것은 마을 전체의 생산량이 아닌 마을 사람 한 사람당 생산량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생산량은 한 사람당 자본이 결정하게 된다. 한 사람 당 자본이 늘어남에 따라 마을 사람들의 한 사람당 생산량은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과연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본이 늘어난다고 생산량이 무한정 늘어나게 될까? 여기서 똑같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자본이 늘어난다면 생산량은 늘어나겠지만 늘어나는 양이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자본의 한계 생산성이 하락하는 것이다. 혼자서 씨앗 10kg을 농사지을 때보다 20kg을 농사지을 때 생산량은 늘어나겠지만 두 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자본을 증가하는 방법만으로는 생산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서 생산성을 결정짓는 다른 요소가 등장하게 된다. 바로 기술과 인적 자본이다. 그 마을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리고 사람들이 벼농사에 대한 노하우 혹은 관련 지식이 많을수록 쌀은 더 많이 생산될 것이다.

사실 기술 외에 생산량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대단히 많다. 어떤 식으로 조직되어 일을 하는지, 얼마나 쉬는 시간을 배분해서 하는지 등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생산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요인을 총요소생산성 (TFP, Total Factor Productivity)라고 부른다. 총요소생산성은 주로 그 사회의 기술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경제학자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반드시 기술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회의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 사회 시스템의 효율성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고 혹은 국가에 사람들이 주로 시골에 거주하고 있느냐 도시에 거주하고 있느냐 또한 총요소생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기술이 큰 영향을 미칠 뿐 세세하게 총요소생산성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조금 전의 자본을 인적 자본과 구분하기 위해 물적 자본이라고 칭한다면, 생산은 물적자본, 인적자본, 노동과 총 요소 생산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앞서 보여준 생산을 낳는 기계를 수정할 수 있다. 기계에는 노동의 질이 고려된 노동과 물적 자본이 들어간다. 그리고 과정을 거쳐서 생산량이 산출된다. 그런데 노동과 자본을 결합해서 산출해내는 기계의 성능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진다. 앞서 말한 총요소생산성이다.


 앞서 다루었던 물적 자본의 증가만으로는 지속적인 생산량의 증가는 불가능하다. 자본의 한계 생산량이 자본을 늘릴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따라서 인적 자본과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게 된다. 인적 자본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은 교육이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교육과 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다.


 인간이 최근 2~300년 동안 이토록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다루었던 이야기로 비추어 보자면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18세기에 증기기관이 발명되었고 19세기에는 전기가 발명되었다. 전에는 손수 물건을 만들어야 했지만 위대한 발명품들은 사람들의 생산성을 무시무시하게 높였다. 전기와 전구는 어둠을 몰아냈으며 공장에서 기계를 가동시켰다. 전화는 기존에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 개월에 걸쳐야 했던 소통을 한 순간에 가능하게 했다. 내연기관이 발명되었고 자동차와 비행기는 한 마을에서 평생을 보내야 했던 사람들을 세계 곳곳으로 실어 날랐다. 위대한 발명가들과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과 발명품을 내놓았고 인간은 더욱 부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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