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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Apr 17. 2024

떡볶이

늦게 배운 도둑질


* 떡볶이 *

계량은 숟가락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가감이 되기도 하지만..)

물을 제외한 소스 재료를 넣어 잘 섞어 5분~10분 이상의 불림시간을 둔다.

취향에 따라 재료 추가와 즉석떡볶이로도 가능하다.

<가래떡 떡볶이>

가래떡, 어묵, 파
고추장:고춧가루:설탕:간장
= 1:1:1:0.5
물 2컵

1, 모든 소스 재료를 넣고 풀어준 후 가래떡을 넣고 중불로 끓여준다.
2, 가래떡이 말캉하게 익으면 어묵과 대파를 듬뿍 넣고, 대파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잠깐 끓여준다.
가래떡 떡볶이와 문어모양 비엔나 소시지가 들어있는 짜장 떡볶이
<짜장 떡볶이>

고추장:고춧가루:짜장가루:설탕:간장
=1:2:2:1:1
물 4컵

떡볶이 떡을 사용하는 경우는 모든 소스재료를 넣고 잘 풀어준 뒤 떡과 어묵도 처음부터 끓여준다.
라면사리는 다른 재료들이 다 익은 후에..



늦게 배운 도둑질. 떡볶이


나는 떡볶이를 싫어했다.

들큰한 고추장물에 담긴 떡의 맛이 이상했다.

어릴 적엔 길거리 음식이 흔치 않았고, 학교를 멀리 다녀서 학교가 끝나면 집에 돌아오기에 바빴다.

그렇기도 하지만 나는 주전부리를 좋아하지 않는 밥순이였다.

대학시절 만난 남자 친구는 떡볶이를 좋아했다.

남자 친구의 집에 놀러 가니 어머니는 납작한 전골냄비에 채소와 비엔나소시지를 넣은 떡볶이를 한가득 만들어 주셨다.

남의 집에서 음식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것은 아니었으니 참고 먹었다.

참고 먹은 덕분이었는지 무난하게 몇 년 후 남자 친구와 어머니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되었다.

그때 떡볶이에 비엔나소시지가 들어있었다고 말하면 남편은 아니라며 이상하다고 한다.

비엔나소시지가 들어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으니 내 기억이 분명히 맞다.

아마도 어머니는 아들의 여자 친구가 오니 더 화려하게 또는 내게 더 잘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배고픈 남편과 함께 하루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그때뿐이었다.

그에 대한 애정이 넘치던 그때의 나는 좋아하고 맛있는 걸 해주고 싶었고, 그것은 고추장 떡볶이였다.

그런데 나는 떡볶이를 만들 줄도 무슨 맛을 내야 하는 줄도 몰랐다.

싱거워? 짜?

달아? 안 달아?

양배추 넣을까? 양파 넣을까?

만두는 그냥 넣을까? 구워 넣을까?

계란은 넣을까? 말까?

면은? 라면? 쫄면?

모든 것이 완전히 그의 입맛에 딱 맞는 맞춤 떡볶이를 매일 함께 만들어 먹었다.

(그런데 살은 왜 나만 찐 건지 모르겠다.)

늦은 밤 집에 돌아갈 걱정 없이 좋은 사람과 둘만의 공간에서 얘기를 나누는 아쉬운 짧은 시간이 좋았다.

나는 서른 살이 다 되어서 떡볶이가 좋아졌고, 어느새 떡볶이 만들기의 달인이 되었다.


각종 맛있는 떡볶이 집이 너무 많고, 배달이 되지만 남편이 말한다.

“니가 만든 떡볶이가 제일 맛있어”

궁시렁궁시렁...

“마누라도 늙었어. 웬만하면 사 먹자고~”

그런데 나도 내 떡볶이가 맛나다.

어제는 둘이 먹는 저녁이었다.

우린 이젠 나이도 있으니 야식이 아닌 식사로 떡볶이를 먹는다.

베카의 엄마가 담가서 주신 빨갛고 예쁜 고추장을 풀어 유부를 넣은 떡볶이를 만들었다.

팁!! 튀김이 없을 때 마지막에 유부를 넣으면 꼭 튀김 같은 기분이 든다.

마침 김밥재료가 조금씩 남아 잡곡밥으로 꼬마김밥을 말아 참기름을 반질하게 발라주었더니 금상첨화였다.




입맛은 제각각이고, 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떡볶이 레시피지만 그럭저럭 괜찮을 테니 오늘은 떡볶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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