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프로젝트를 두고 3주간 야근이 계속됐다. 긴장감을 달래기 위한 우황청심환 한 병, 비타민 한 알, 꼬인 속을 달래기 위해 소화제 2알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한숨 돌리고 있을 때 도와주러 오신 선생님과 잠깐 대화를 나눴다. “해내지마 선생님.” “해내면 또 다음을 바래”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1인분 이상의 몫을 위한 무리가 익숙했다. 힘들다고 말할 용기도 없었고 무리를 해서라도 하는 것이 책임감이며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그러다보니 사실은 힘들면서도 참고 일해오는 것이 습관이 됐다. 해내는 것 보다도 해내지 않는 것을 하지 못했다.
모든 정리가 끝난 후 함께 준비해 왔던 동료들과 같은 차를 탔다. “해내지 말라고 하시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이었나 싶어”“그래도 버텼다” 같은 일상을 보냈던 서로를 다독였다. 그녀들 역시도 해내지 않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그 공통점 덕분에 밤낮으로 커피를 마시며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냈다.
프로젝트 후 우리의 이야기를 아무개의 사연처럼 성장을 적고 싶지만 남은 것은 만족과 환희보다는 짧은 보람과 허망함 그리고 피로감이었다. 다음 주는 주말 출근이 남긴 피로감을 품고 2인분의 몫을 해낼 것이다.
움푹 파인 곳에 마음을 심었다.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내지 않을 용기가 있었으면, 그랬으면 하는 마음을 넣었다. 그건 시간이 부족해요 라던지 일이 많아 힘들어요 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사실은 그럴 수 없을 것 같지만 못할 것도 지겹게 해내 왔기에 이것도 해낼 수 있을거라고 심은 자리를 다독인다.
잘 자라렴, 그곳에 싹이 틀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