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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브 Dec 03. 2021

소중한 사람을 잃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영화 「원데이」

 엠마와 덱스터에게 7월 15일은 특별한 ‘원데이’이다. 1988년 7월 15일 대학교 졸업식에서 처음 만나 친구에서 연인이 되고 연인에서 부부가 되고 부부에서 사별하고 만남, 이별, 그리움, 헤어짐 등 수많은 감정을 7월 15일에 공유한다.


 20년 동안 감정을 나누며 이 둘은 같이 어른이 되어갔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상실'은 모두에게 필수적이다. 가족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친구를 잃고, 반려동물을 잃기도 하며 수많은 상실을 겪으며 어떻게 해야 어른 흉내를 내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엠마와 덱스터는 수없이 서로를 상실한다. 처음 만난 날부터 둘의 상실은 시작되었고 덱스터의 이사, 엠마의 연애, 덱스터의 방황, 덱스터의 결혼 등 수 없는 상실이 반복된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상실, 엠마의 죽음. 그 어느 때보다 덱스터는 한없이 무너져 내린다. 그런 덱스터를 본 덱스터 아버지의 말은 매정하다.


“살다 보면 살아져. 내가 지난 10년을 어떻게 살았을 것 같니.”


   상실을 경험하고 다시 잃어   을까란 절망에 빠져있을 ,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말은 냉정하게 들린다. 지금 내가 죽을  같은데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무슨 소리인가 싶다. 그러나  그대로 살다 보면 살아지고 그렇게 살다 보면 느낀다. 어떠한 종류의, 얼마나  크기의 상실이라도 살아가다 보면 살아지는구나


   우리의 몸은 다치면 회복된다. 쓰라려서 아팠던 작은 상처들은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크고 깊은 상처들은 흉터를 남기더라도 언젠간 낫는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에도 회복력이 있다. 헤집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작은 상처들은 어느 순간 기억에서 사라지고,  상처들은 잊히진 않더라도 덤덤히 받아들일  있을 때가 온다.

 덱스터도 그렇게 살아간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아버지의 말처럼. 혼자 딸을 키우며 잘 살아간다. 엠마를 잊은 건 아니다. 딸과 함께 엠마와 함께 갔던 동산에 올라간다. 그리고 아직도 그녀를 그리워하냐는 딸의 물음에 "그럼, 엠마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라고 답한다.


 시간이 약이다. 살다 보면 괜찮아진다.라는 말은 이미 상실을 경험한 자들의 잘살고 싶은 처절한 외침이다. 상실한 사람에게 아무리 외쳐도 그들은 듣지 않는다. 외치는 사람도 안다. 그들에겐 들리지 않는단 .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미 경험한 자들이 외치는 이유는 상실한 사람을 통해 과거의 본인을 투영하고 현재의 자신을 다독이는 말이 아닐까.


사는데 이유는 없다.

살아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고 살다 보면 살아진다.

삶에 이유를 부여하려 하는 순간

우린 끝없이 불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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