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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Jul 20. 2024

114> 題明惠上人房(제명혜상인방)

漢詩工夫(240623)

題明惠上人房(제명혜상인방) / 명혜 스님 방에 제하다

 - 李益(이익)


簷前朝雨暮添花

첨전조우모첨화

○○●●●○◎

처마 앞에 아침 비 오니 저녁에 꽃이 더하고


八十吳僧飯熟麻

팔십오승반숙마

●●○○●●◎

팔십의 오나라 스님 익은 깨를 먹는다.


入定幾時還出定

입정기시환출정

●●●○○●●

선정에 들었으니 언제 다시 깨어날까


不知巢燕汚袈裟

부지소연오가사

●○○●○○◎

둥지의 제비가 가사를 더럽히는 것도 모르네.

* 明惠(명혜) : 스님의 호.

* 上人(상인) : 스님

* 熟麻(숙마) : 깨 묵 또는 익힌 참깨. 삼 껍질

* 入定(입정) : 삼업(三業: 신업, 구업, 의업)을 그치게 하고 선정(禪定)에 들어감.

* 出定(충정) : 선정(禪定)에 들었다가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남.

此(차)는 入上人房而題也(입사ᆞ강인방이제야)라. 簷前(첨전)에 有花而霑朝雨後(유화이점조우후)에 日暮添花也(일모첨화야)라. 年八十吳老僧(년80오노승)이 所食熟麻而入定幾時(소식숙마이입정기시)에 還出定(환출정)하고 出定幾時(출정기시)에 又爲入定故(우위입정고)로 此僧(차승)이 潛心修道(점심수도)하야 樑上巢燕(량상소연)이 汚穢袈裟之衣而不知也(오예가사지의이부지야)라. 上二句(상이구)는 言添花而老僧(언첨화이노승)이 飯麻也(반마야)요. 下二句(하2구)는 言入定出定而不知燕之汚衣也(언입정출정이부지연지오의야)라.

이는 상인의 방에 들어가서 지은 것이다. 처마 앞에 있던 꽃이 아침 비에 젖은 이후로 저물어서도 꽃에 더해진 것이다. 80살의 오의 노승이 익힌 깨를 먹으며 입정하고 몇 시간 만에 다시 출정하고, 출정한지 몇 시간 만에 다시 입정하는 까닭으로 이 중이 수도에 마음이 잠기어 들보 위의 제비가 가사의 옷자락을 더럽힘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위의 두 구절은 꽃이 더하고 노승이 깨를 먹는 것을 말했고, 아래 두 구절은 입정과 출정에 제비가 옷을 더럽히는 줄도 모른다는 말을 하였다.

* 이익(李益) : 748-827. 당나라 중당기의 시인이다. 자는 군우(君虞), 롱서고장(隴西姑藏)(감숙성무위/甘肅省武威) 사람이다. 769년에 진사가 되고, 정현(鄭縣)의 위(尉)가 되었으나, 별로 출세를 못하다가 후에 비서소감(秘書少監), 집현전학사(集賢殿學士), 예부상서(禮部尙書)를 역임했다. 특히 칠언절구(七言絶句)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시는 되자마자 가인(歌人)들이 다투어 노래로 부르기 위해 사려고 했다 한다. 오늘날로 말하면 유행가 작사자이다. 그는 특히 질투심이 강하였기 때문에 <투치상서(妬癡尙書)>라 했고, 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이 있어서 구분하기 위하여 문장이익(文章李益)이라고도 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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