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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Sep 12. 2024

16. 바기오의 한국 식품점

바기오에서 생활하면서 매일 음식점에서 식사를 사서 먹을 수 없으니, 우리끼리 만들어 먹어야 한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에 금삿갓 운사(芸史)에게 주방장을 맡으라고 모든 멤버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강력히 요청하기에 어쩔 수 없이 셰프(Chef)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식재료를 구매하는 임무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 있을 때 보답회(步踏會) 트레킹을 하면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필자 금삿갓이 맛있게 구워주고, 술국도 잘 요리해서 만들어 먹곤 했더니 그게 이곳에서 임시 직업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SM City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없는 식재료를 한국 식품 마트에서 구매해야 한다. 여행에서 가장 편리한 도구인 구굴 지도를 통하여 한국 식품 마트를 찾아보니 바기오가 한국인가 할 정도로 한국 식품 마트가 한 20여 곳이 나온다. 바기오에 한국인 체류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현지인들도 한국 식품을 선호한다는 증명이다.

<금삿갓도 처음 보는 라면 종류가 있었다>

우리 아지트 SM City Mall에서 가까운 최고의 번화가인 Session Road에도 3곳이나 있었다. <Assi Shin Mart>, <Asian Mart>, <Inis Korean Grocery>가 그것이다. 아씨 신 마트는 세션 로드의 길 건너편에 있고, 아시안 마트는 지하에 있는데, 규모가 조금 작고 쌀을 팔지 않았다. 이니스 한국 식품점이 가장 크고 현대화되어 있다. 대부분의 한국 식품 마트를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운영하고 있었다. 세션 로드의 중심인 호텔 베니스와 맥도널드가 입점하고 있는 건물의 1층에 위치한다. 가게도 상당히 넓고 두 개의 매장이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이곳에는 SM City 슈퍼마켓에서 팔지 않는 다양한 한국 식품을 팔고 있었다. 김치에서 단무지까지, 소주에서 각종 음료수까지, 라면 종류 대부분, 과자류, 빙과류까지 있었다. 쌀도 이 지방 사람들이 주로 먹는 쌀이 아닌 자포니카종(Short Grain)을 팔고 있었다. 쌀을 3Kg 정도와 계란, 김치, 유동 골뱅이 캔, 분말 커피, 물티슈 등등을 샀다. 쌀값은 3Kg에 300페소(7,500원) 였으니, 킬로당 2,500원 정도로 우리나라 보다 훨씬 저렴했다. 이런 마트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고 무조건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한다.

<의외로 자몽소주 등 과일 소주 종류가 많았다>

저녁과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해결하는 걸 기본으로 하여서 다양한 식재료를 사서 모두들 배낭에 넣어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에는 택시를 타지 않고 지리도 익힐 겸 걷기로 했으니 서로들 무거운 걸 피하려는 눈치다. 라면이나 과자류는 부피에 비해 가볍고, 소주나 맥주 김치, 쌀, 과일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과감하게 배분을 해야 한다. 인정사정 볼 것이 없다. 망고 좋아하는 사람은 망고를 우선으로 넣고, 술 좋아하는 사람은 술을 우선으로 넣는다. 공통으로 사용할 물건을 배낭의 용량과 물건의 부피에 따라 적당량을 분배하여 모두들 한 짐씩 짊어져야 했다. 어차피 트레킹을 해야 하니까 약간 무거운 배낭을 지고 트레킹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행히 우리 숙소가 아래쪽에 있어서 오르막이 없고 내리막만 있어서 그리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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