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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Nov 14. 2024

170> 送隱者(송은자) / 은자를 보내며

漢詩工夫(241003)

送隱者(송은자) / 은자를 보내며

 - 杜牧(두목)


無媒徑路草蕭蕭

무매경로초소소

○○●●●○◎

길잡이도 없는 길에 풀만이 쓸쓸한데


自古雲林遠市朝

자고운림원시조

●●○○●●◎

옛부터 운림은 도시에서 멀다네.


公道世間惟白髮

공도세간유백발

○●●○○●●

세상의 공평한 도리는 오직 백발뿐


貴人頭上不曾饒

귀인두상부증요

●○○●●○◎

귀한 사람 머리도 너그럽지 않다네.

* 媒徑(매경) : 길 안내인 또는 길잡이. 이정표.

* 蕭蕭(소소) : 쓸쓸하다, 적적하다, 처량하다.

* 市朝(시조) : 저잣거리와 조정. 서울 거리.

* 雲林(운림) : 숨어 사는 땅, 구름이 걸려있는 숲.

* 公道(공도) : 공평한 도리.

此(차)는 杜牧之送隱者之詩也(두목지송은자지시야)라. 言無媒之徑路(언무매지경로)에 草自蕭蕭而隱居之雲林(초자소소이은거지운림)이 遠隔市朝之間(원격시조지간)은 自古然矣(자고연의)라. 白髮者(백발자)는 世間之公道也故(세간지공도야고)로 不拘貴賤(불구귀천)하고 均是一樣子(균시일양자)니, 非徧及于貧賤人(비편급우빈천인)이오. 曾不以富貴人而饒之(증불이부귀인이요지)하야. 至公無私故(지공무사고)로 曰公道云耳(왈공도운이)라. 上二句(상2구)는 言隱者之栖息(언은자지서식)이요. 下二句(하2구)는 言貴人之不饒也(언귀인지불요야)라. 夫隱者(부은자)는 念絶榮途(염절영도)하고 棲息於雲林之間(서식어운림지간)하야. 經世高尙(경세고상)이라.

이는 두목이 은자를 전송하는 시다. 안내자 없는 지름길에 풀은 절로 쓸쓸한데, 은거하는 구름 덮인 숲 속이 저자와 조정에서 멀리 떨어진 것은 옛날부터 그랬다는 말이다. 백발이란 세상의 공평한 도리이므로 귀천에 구애받지 않고, 고루 한결같은 모양이니 가난하고 천한 사람에게만 편향되게 미치지 않고, 일찍이 부귀한 사람에게 너그럽지도 않아서, 지극히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에 공평한 도리라고 말했을 뿐이다. 위 2구는 은자의 삶을 말했고. 아래 2구는 귀인이 풍요롭지 못함을 말했다. 대저 은자는 영화로운 길을 단념하고, 운림 사이에 깃들어 삶으로 세상을 고상하게 지내는 것이다.

* 杜牧(두목) : 지금의 산시(陝西)성 성도(城都)인 시안(西安)에 해당하는 경조(京兆) 만년(萬年) 출신이다. 자는 목지(牧之)라 했고, 호는 번천(樊川) 또는 번천거사(樊川居士)라 했다. 『통전』이라는 역사서를 남긴 재상 두우(杜佑)의 손자이기도 하다. 문종 대화(大和) 2년인 828년에 진사가 되어 홍문관교서랑(弘文館校書郞)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일찍이 강서선흡관찰사(江西宣歙觀察使) 심전사와 회남(淮南) 절도사 우승유 밑에 들어가 감찰어사(監察御史)와 후베이성 황저우(黃州)와 안후이성 츠저우(池州), 저장성 목주(睦州) 등지의 자사를 지냈고, 조정에 들어가서는 사훈원외랑(司勳員外郞)이 되었다. 무종 회창(會昌) 연간에 고공낭중(考功郎中)과 지제고(知制誥, 국왕의 교서 작성직), 중서사인(中書舍人)을 역임했다. 문장과 시에 능했던 두목은 이상은과 더불어 ‘소이두(小李杜)’로 불렸다. 대표작으로 「아방궁부(阿房宮賦)」 외에 「강남춘(江南春)」과 『번천문집(樊川文集)』 20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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