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바기오 체류 중에 가장 맛있고 즐겨 먹은 현지음식 중의 하나이다. 원래 어린 통돼지구이인 레촌(Lechon)을 자주 먹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잘 안 맞아서 조각낸 레천만 있어서 실망하고 레촌은 패스했다. 시니강(Sinigang)은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맛볼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갱(羹) 즉 국이다. Sinigang은 “끓인 요리”를 의미하며, 타갈로그어 동사인 “Sigang(끓이다)”의 형태가 명사화된 것이다. 이 음식은 필리핀 전국적으로 존재하지만 원래 타갈로그 문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신맛과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파바콩 비슷한 타마린드(Tamarind) 콩을 약간 덜 익은 걸로 껍질채 1시간 정도 끓여서 콩에서 과육과 국물이 우러나오도록 거즈로 짜서 그 물을 기본 육수로 사용하는 요리이다. 육류재료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명칭을 부여하며, 국물의 신맛은 타마린드, 구아바, 빌림비, 푸른 망고, 파인애플 등을 사용한다.
주재료의 종류에 따른 명칭을 보면, 채소(Gulay), 닭고기(Manok), 돼지고기(Baboy), 쇠고기(Baka), 새우(Sugpo), 생선(Isda)인데, 앞에 모두 시니강 나(Sinigang na)를 붙이면 된다. 국물의 신맛을 내는 재료의 이름을 따라서 붙인 것은, 구아바(Bayabas), 타마린드(Sampalok), 레몬(Limon), 빌림비(Kamias), 망고(Mangga) 앞에 시니강 사(Sinigang sa)를 붙이면 된다.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고기, 생선, 해산물, 채소 등으로 국물을 내고, 타마린드, 레몬, 칼라만시 등의 즙으로 신맛을 더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신맛을 내는 과일을 먼저 삶아 국물을 만든 후에 고기나 생선을 넣어서 끓인 후에 야채를 추가하여 만들 수도 있다. 필리피노들은 건기나 우기의 비 오는 서늘한 날에 보통 쌀밥과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