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꽁냥꽁냥
월급이 들어오면 아이 학원 근처에서 특별식을 먹는다. 요즘 메뉴는 마라탕. 아는 언니가 소개해 준 곳인데 명성만큼 아주 맛있다.
원래는 연어덮밥을 먹었다. 학원 건물에 있는 덮밥집인데 연어를 좋아하는 아이는 학원이 끝나면 연어덮밥을 먹고 싶어 했다. 그런데 이 연어덮밥이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연어가 만만한 가격의 생선이 아닌 건 알지만 아이 몫의 연어덮밥과 내 몫의 목살덮밥(저렴한 걸 골라서)을 시키고 나면 은근 부담되는 비용이 나온다. 그렇다고 한 달의 한 번 만찬에 이 정도도 못 쓰나 싶지만 실은 그 가격을 주고 먹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들어간 재료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둘이서 시키면 3만 원이 훌쩍 넘는다. 게다가 최근엔 가격이 더 올랐다. 그래서 아이만 사주고 나는 집에 와서 밥을 챙겨 먹곤 했다.
마라탕을 자주 먹진 않지만(왠지 아직은 낯선 음식처럼 느껴져서) 새로 발견한 마라탕집은 학원 근처라 차로 이동하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특히 국물맛이 일품인데 다른 곳은 땅콩 소스를 이용해 고소한 맛을 낸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은 국물에 한우 사골육수를 이용한다고. 그래서인지 맵지도 않고 구수하면서도 얼큰하다. 신선한 재료도 합격. 무엇보다 가격이 괜찮다. 마라탕은 안에 들어갈 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는데 양푼에 야채와 햄, 당면 등을 가득 담고 고기를 추가해도 2만 원이 넘지 않는다. 합리적 가격도 합격.
외식은 종종 하지만 의미를 붙이면 특별해진다. 특별한 식사를 기다릴 땐 설레인다. “이번 주 화요일엔 마라탕 데이야!” 아이와 소란스레 그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