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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May 02. 2024

어쩌면 나의 눈물을 별들도 모를 거야.

짧은 소설

 바람이 조금씩 촉촉해지더니 미처 가방 속에서 작은 우산을 꺼내기도 전에 비로 쏟아졌다.

이리저리 비를 피해 뛰는 사람들을 따라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다.

 "갑자기 뭐야?"

준비 없는 비에 한 마디씩 하고 줄지어 아래로 내려갔다.

 여울은 들고 있던 우산을 가방에 넣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거울 앞에는 조금 전 비로 젖은 머리와 옷매무새를 살피느라 분주했다.

여울은 거울 앞 순서는 뒤로 미루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가방을 문에 붙은 걸이에 걸고 그냥 문 가까에 서 있었다.

휴대폰 진동이 조용히 울리며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분명 누구의 전화인지 아는데 여울은 받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똑똑!

한 줄 서기를 하는 이유쯤은 상관없는 누군가가 화장실문을 두드렸다,

 여울은 변기 물을 내리고 가방을 어깨에 멘 후 걸쇠를 풀었다.

 지하철역 밖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살이 여울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막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다시 진동이 울렸다.

한참 망설이다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여보세요."

 "언니, 알바비 들어왔어요?"

 "아니. 아직."

 "언니도 안 들어왔어요? 그럼, 언니 주민증하고 알바비 입금 통장 찍어서  좀 보내줘요. 석훈 오빠가 같이 노동청에 신고한대요."

 "알았어. 바로 보낼게."

여울은 횡단보도에서 한 발 물러서서 휴대폰 앨범에서 주민증 사진과 통장을 찾아내어 보냈다.

사진을 보내고 다시 휴대폰이 울렸다.

집주인이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곧 알바비 받을 것 같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알바비는 저번에 얘기하지 않았나?"

 "알바생들과 같이 신고하기로 했어요. 받으면 바로 드릴게요."

 "알았어요."



끝..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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