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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레몬티 8

흔적을 따라

by 봄비가을바람 Feb 10. 2025

# 1 여름의 옛집 거실

(여름은 윤우현이 앞에 놓은 찻잔을 바라보고 있다. 레몬티는 색과 향이 그때처럼 상큼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 여름은 마주 앉은 윤우현을 본다. 윤우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만족한 듯 미소를 짓는다.)

여름 (떨리는 목소리로) 민준우, 어디 있어요?

윤우현 (찻잔을 내려놓고 여름의 앞으로 몸을 숙이며, 여름이 놀라 몸을 뒤로 빼서 소파에 기대자 다시 제자리에서 다리를 꼬며) 알고 있지 않아요? 어디에 있는지.

여름 (무슨 말이냐는 듯이) 아니요. 몰라요. 제발 알려 주세요.

윤우현 (시큰둥하고 썩은 미소로) 그전에 그대들이 하지 말아야 하는 일에 관여한 용서를 먼저 빌어야 하지 않나.

여름 (멈칫, 두려움과 미안한 마음이 섞인 얼굴로) 민준우가 라진 것으로 충분히 대가를 치르지 않았나요?

윤우현 (약간 비아냥거리며) 그럼, 민준우를 찾을 이유가 없지 않나. 그대가 나를 뒤쫓을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잠시, 생각하다가) 그래도 민준우는 찾아야겠다?

(여름, 어떤 말로도 이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눈앞에 놓인 찻잔을 보고 그 옆에 바람과 기운에 두꺼운 덮개가 덮인 책으로 시선이 간다.)

윤우현 (마치 여름의 생각을 읽었다는 듯이) 그대 역시 어리석은 민준우의 뒤를 따르겠다는 건가?

(여름, 흠칫. 윤우현을 바라보다가 결심을 굳힌다.)

(윤우현이 다시 찻잔으로 손이 가는 순간, 그 옆에 책을 들고 일어선다.)

윤우현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으며) 그대 역시 어리석은 길을 가려는 것인가?

(여름, 뒤돌아 윤우현을 한번 보고 현관으로 향한다.)

(윤우현, 그대로 앉아 레몬티를 마신다. 잠시 잠깐 큰 바람이 훅 불었다가 가라앉고 윤우현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 2 헌책방 앞

(오후 햇살이 노을을 따라지고 저녁이 어둠을 몰고 오는 거리. 지나는 사람들은 책방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여름에게 관심도 없다. 책방 안에서 밖을 보고 있던 책방 주인이 문을 열고 여름에게 말한다.)

책방 주인 왔어? 왔으면 들어오지 왜 그러고 서 있어.

여름 (약간 당황하며) 아, 네.

(여름, 무겁고 기운 없는 발걸음으로 책방으로 들어선다.)

책방 주인 (여름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커피 한 잔 마실래?

여름 (미안해서 손사래를 치며) 아니에요. 조금만 있다가 갈 거예요.

책방 주인 (책방 입구로 향하며) 나도 한 잔 마시고 싶어서 그래. 건너편 카페에 갔다 올게. 책 보고 있어.

여름 (마지못해) 네. 다녀오세요.



# 3 카페

책방 주인(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며) 따뜻한 아메리카노 둘!

(책방 주인, 커피를 주문하고 책방 쪽을 쳐다본다. 큰 바람이 부는 듯 책방문과 창문이 흔들렸다가 잠잠해진다.)



# 4 책방

(책방 주인이 커피를 들고 들어선다. 아까보다 어두워진 책방 안에는 여름이 없다.)




계속..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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