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두바이 Creek의 많은 통통배는...
지난 포스팅에서 두바이 Creek의 유래와, 그 많은 Creek의 통통배(다우선)들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서방의 심해지는 이란 제재로 인해, 그동안 이란이 누려왔던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한 교통, 항만, 물류, 금융, 관광 등의 헤게모니가 서서히 주변국으로 이동되었고, 그중에 발 빠른 UAE의 두바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인 이란 제재의 역사와, UAE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두바이 재수출에 대한 부연 설명은 글 중간에서 정리하겠습니다.)
1) 영화 아르고 Argo와 1979년 미대사관 점령 사건
오늘 이야기 도입부로 영화 한 편을 소개드립니다. 2012년작 미국 영화인 Argo입니다.
영화 보신 분들도 계시고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저한테는 무척 실감 나고 무섭기까지 했던 영화였습니다. 그만큼 당시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의 분위기와 미대사관 점거에 대한 고증이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1979년 2월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호메이니의 지도하에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탄생하게 됩니다. 당시 팔레비 왕은 미국으로 망명을 했고(병 치료 목적), 팔레비 신병 인도를 요구하던 과격파 학생 시위대가 미 대사관으로 난입하여 70여 명의 인질을 444일간 억류하게 됩니다.
이후 알제리의 중재하에 팔레비 국왕의 재미 재산을 이란에 반환하는 조건으로 인질들은 전원 석방되게 됩니다. (1981년 1월 20일) 이 영화는 70명의 인질 중 중요 인물 4명을 CIA 요원인 벤 애플릭이 탈출시키는 실화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이란인 동료들한테 탈출한 4명 이야기를 물어보니,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은 아는데, 탈출에 성공했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성공한 줄 알았다고 합니다.)
이란에 유명한 산물이 페르시안 카펫인데, 그만큼 이란 사람들의 손재주가 좋습니다. 영화에 보면 미 대사관에서 세절기로 파기한 주요 문서들을, 이란 군인들이 카펫 짜는 어린애들 동원하여 복원을 시킵니다. 나중에는 탈출하는 인력의 사진까지 복원을 해서 이들을 추적하게 되는데, 이게 실화입니다. 당시 실제로 카펫 짜는 어린이들을 동원해서 세절된 문서들 퍼즐 맞춤을 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1979년 미대사관 점거 사건"이 이란 40년 제제의 시작입니다.
2) 서방의 이란 제재 역사
40년간의 미국 제재는 크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1979년 1차 제재 : 테헤란 내 미대사관 점거 및 인질로 인한 1차 제재 (이란의 서방제재 시작)
2. 1987년 2차 제재 : 페르시안 걸프 해상에서 이란의 미국 선박 격침에 따른 2차 제재
3. 2006년 3차 제재 : 이란의 핵문제로 인한 유엔 안보리(UNSC) 결의안 위반으로 3차 제재
3, 2018년 4차 제재 :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기존 이란 핵 합의를 깨고, 테러 활동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4차 제재 실시
현재 이란은 금융, 선적, 보험, 에너지 수출. 교역 등에 있어서 미국의 제재하에 있습니다. 이란 제재는 크게 UN, 미국, EU 제재들이 있는데, 미국 제재가 가장 강력합니다. 미국 제재는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타 국가도 제재 품목이나 달러가 사용되는 거래를 하게 되면 천문학적인 벌금 및 그들의 미국 Biz에 타격을 받게 됩니다. 일례로 2015년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 은행이 이란과 금융거래를 한 것이 밝혀져 89억 불 (9조 5천억 원)을 미당국에 납부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이런 전례로 인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이란 Biz를 하려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 중국은 제외)
※ 미국은 이 벌금 중 10억 불을 미 대사관 인질에게 1명당 하루 1만 불씩, 444일을 대입하면 인당 최대 444만 불, 즉 한화 52억까지 당사자 또는 가족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제재 중 가장 실효적인 방법이 USD달러 사용을 금지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란을 국제은행간 통신협회 (SWIFT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함으로써, 은행 간 거래에 있어서 이란을 퇴출시켰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이란과 불법으로 거래를 하려고 해도, 대금 거래가 은행을 통해서는 안되는 상황입니다.
※ 참고로 현재 기준 SWIFT 퇴출 국가는 이란, 북한 그리고 최근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적용받고 있습니다.
하기 그래프는 이란 제재로 인한, 이란 GDP 영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란색의 이란은 1979년 직전에 Peak를 치면서 감소하게 되고, 두 번째 그래프처럼 이후 생션 40년 동안 GDP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2018년 트럼프의 제재 이후는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서 더 감소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UAE 및 두바이의 성장
위에서 이란의 제재의 이력과 이로 인한 주요 수출품인 원유 등의 교역 감소 및 GDP 하락에 대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란의 제재가 심해질수록 주변 국가들은 반사익을 얻게 되었고, 특히 발 빠른 UAE 토우국중 하나인 두바이가 수혜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하기 파란 그래프는 이란 혁명 이후 UAE Real GDP 성장 Trend입니다. 위에 이란과 비교하시면 직접적인 반사익이 이해되실 겁니다.
두바이가 어떤 식으로 반사익을 얻었을까요? 하기와 같이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물류 및 교통 허브 역할 교체 (이란 →두바이)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와 CIS에 있어서, 사통팔달의 요충지가 이란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철도 육로 운송이 가능하고 항만시설도 아직도 훌륭합니다. 혁명 전까지는 이곳이 교통 및 물류의 허브 역할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이란 남부에서 터키까지 열차가 다닐 정도입니다.
그런데, 서방제재로 인해 수출 및 교역에 많은 제약이 생기게 되었고, 이를 빨리 간파한 두바이가 1985년 제베랄리(Jebelali)라는 곳에 수출입 자유항(Freezone)을 만들고, 그 안에 창고, 운송, 수출입 인프라 등 대대적인 국가적인 투자를 하면서 중동 내 최대 물류 Hub로 부상하게 됩니다.
두바이는 Freezone을 통해서, 특이하게도 재수출 (Re-export)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하기 2016~20년 그래프를 보면, 원유를 제외한 UAE의 전체 수출액 중 재수출이 평균 46%로 가장 비중이 큽니다.
두바이가 왜 하필 원유가 아닌 재수출에 focus를 했을지 생각을 해보면, 당시 두바이 원유가 곧 고갈된다는 위험이 있었고, 이란 제재로 물류/교통의 가능성을 봤을 것입니다. 그러나 Freezone을 만들고 창고를 짓는 것만으로는 재수출이 이런 비중까지 늘일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사우디도 Freezone이 있지만, 현재 재수출 비중은 10%가 안 됩니다. 어떻게 UAE는 수출의 46%까지 재수출을 키울 수 있었을까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두바이 Freezone의 자유로운 수출입과 그 인프라들로 봐야 할 것입니다.
두바이 Freezone은 회사 인허가 Process가 타 국가에 비해 매우 간단합니다. 그래서 현재 웬만한 CIS, 아프리카, 중동의 업체들은 두바이 내 사무소 및 창고를 가지고 운영을 합니다. (사우디는 인허가가 힘듭니다.)
아울러 Freezone 내에서 선박의 Destination 변경 및 선적서류 발급/변경도 용이하게 운영됩니다.
중동, 아프리카, CIS 등 성장 국가들의 특징이, 현지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주요 품목에 관세를 높게 책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TV/백색가전 등은 국가마다 보통 3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합니다.)
수입업자들은 이 세금을 적게 내고 싶어 하겠지요? 그럴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세관에 신고하는 인보이스 금액을 줄여서 제출하는 겁니다. 이걸 보통 언더밸류 (Under Value)라고 부릅니다. $100짜리 제품을 $70이라 적어서 제출하면 30% 관세가 Save 되는 겁니다.
이걸 전에는 수출업자한테 인보이스 금액을 정가보다 낮게 적어서 달라고 하면, 들어주는 곳이 있었으나, 현재는 Compliance 국제 규정으로 인해 불가능합니다.
이럴 경우, 수입업자가 두바이에 사무소와 창고를 두고, 선적을 두바이 Freezone까지 한 뒤에 자신이 직접 인보이스를 $100 → $70로 언더밸류 하여 발행하면, 자국에서 수입할 때 관세 Save를 하게 됩니다. 이런 작업이 두바이 Freezone에서 아직도 가능합니다.
이런 용이성으로 인해 아직도 중동인근국, 아프리카 및 CIS 지역의 거래선들이 두바이 창고 운영을 하고 있고 상당한 재수출 매출을 기여해 주고 있습니다.
교통 측면에서는, 전에 설명드린 ▶에미레이트 항공을 1985년 설립 및 두바이 공항을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현재 두바이 공항은 중요한 교통 Hub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부내용은 하기 포스팅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westnn777/222986480019
(2) 두바이, 해외 업체 투자와 국제 금융 인프라 확충
두바이에서는 발 빠르게 주요 해외 기업을 유치했고, 이를 위해 법인세 감면 등의 많은 특혜를 주었습니다.
아울러 기업 활동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었고, 주요 금융, 물류, 보험, 관광, IT, 미디어 등 기업들이 두바이에 중동 또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본사를 세우게 됩니다.
※ 최근 2018년 UAE에서 석유자원에 대한 국가 의존도를 줄이려는 취지로, VAT 5%를 연간 과세대상이 10만 불 이상의 회사에 부과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기업 활동 내역을 세금 부과를 위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두바이는 Free 한 금융 활동을 보장했고, 인프라도 대대적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및 CIS의 스탄 국가들의 경우 왕정, 독재 및 정치가 부패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들의 검은돈이 안전한 두바이에 예치 또는 세탁까지도 가능합니다. 지역 내 필요한 기능(?)을 두바이가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두바이 금융도 중동 내 최고 규모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관광, 엔터테인먼트, 쇼핑 등에 많은 투자를 해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 등을 통해서, UAE는 두바이와 함께 지속 성장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이란 제재의 역사와, 이로 인한 두바이의 성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두바이와 UAE는 이런 식으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지만, 항상 이란의 제재 중단 즉 개방에 대한 불안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다음에 계속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마지막으로 이란과 UAE의 협력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달러를 쓰지 않고 두 국가가 어떻게 대금 결제를 하는지도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알카에다의 미국 송금방식과 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