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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에 확실성만을 바라보며 노력한다 한들, 불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불확실한 삶에서 명확하지도 않고 일정한 규칙도 없는 그림을 그리며 산다는 것은. 붓을 잡은 오른손이 지쳐서 붓을 놓고 싶을 때, 다른 왼손이 붙잡아주지 않으면 두 팔이 잘려나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도 같습니다.
같은 종류의 불안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모두 삶에서 제각기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종종 마음을 보살피기 위한 편안하고 무해한 곳을 찾고는 하죠.
이 자화상은 누구보다 저를 믿고 아껴주는 이의 시선이 담긴 모습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나‘를 담고 있습니다.
서점이라는 공간, 그 안으로 들어오는 따사로운 빛, 잔잔하게 들리는 음악 소리, 책 읽기, 비니에 운동화, 그리고 그의 시선.
저의 불안과 조바심을 잠재워 줄 익숙하고 편안한 조건입니다.
현실 속에서 생산과 소비를 위해 살아가기보다 삶의 가치를 찾는 일을 하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늘 불안을 안고 사는 나를 언제나 품어주는 그의 ‘시선’을 자화상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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