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악어씨에서 음주 토끼까지
까맣고 독한 놈. 여리고 순한 놈.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나의 그림일기에 등장하는 남편의 캐릭터는 악어씨다.
날카로운 이빨
짱짱한 근육, 길지 않고 넓은 몸
그래서 나는 빨간, 초록, 파랑, 검정
여러 빛깔의 악어를 그리고 또 그렸다.
밉기도 하고 이해도 되고
인간.... 이건 너무 하네 싶다가도
한편 안쓰럽고
가끔 피식 웃게 만드는 남편
나에게 사는 게 호락 호락하지 않다는 걸
사람은 너무나 서로 다르다는 걸
또 의외로 단순하다는 걸
알게 해 주었다.
까맣고 독한 놈.
여리고 순한 놈.
그런데 요즘 남편이 토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귀여운 코, 퉁실한 배, 쫑긋한 귀
예민한 감각
온순한데 눈이 찢어져 사나워 보이는
알코올 섭취가 과한
음주 토끼
내가 변한 건지 남편이 변한 건지
변했다.
토닥 한 줄
착하지 않아도 돼
참회하며 드넓은 사막을
무릎으로 건너지 않아도 돼
그저 너의 몸이라는 여린 동물이
사랑하는 걸 사랑하게 하면 돼
ㅡ메리 올리버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