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가는 꿈을 꿨어요
세상은 두꺼운 유리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목소리는 연약해서 투과되지 못하는데
이 벽은 너무나도 투명해서 선명해
말 없이 오랫동안 당신을 관람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나를 보며 웃습니다
심장은 아린데 숨을 쉬는 것을 보니
나는 바다에 당신은 하늘에 있나봐요
나는 날지 못하는 날치
심연을 등에 새긴 고등어
공놀이를 못하는 돌고래
틈새로 바람이 새는 무해한 복어
드러난 심장이 불투명한 해파리
물렁한 등껍질을 짊어진 거북이
저 날카로운 상어를 봐요
나를 보며 묵음으로 발음하는 당신의 입모양
그래요 나는 상어가 되겠습니다
시집에서 고래는 당신이 사는 하늘을 날더랍니다
수족관에서 오래오래 당신을 탐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