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스터디를 마치며 #1 (by 최은영)
환경을 고려한 도시계획은 가능할까? 대의적 질문부터 던지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지금껏 도시계획은 발전주의적으로 진행되어 철거와 개발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지속가능한 개발 또는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도시계획이 변화하고 있으나 결국 ‘개발’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크게 변화한 점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도시계획은 무엇일까? 무작정 도시계획을 중단하고 살던 대로 살라고 하면 되는 문제인 걸까?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혁신이 우선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쓸데없는 행정적 절차를 축소하고, 그 사이를 환경적 측면을 고려하고, 생태적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그저 개발을 위한 개발을 지속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한국의 도시는 포화상태이다.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타워형 건물과 혼재되어 있는 재개발 대상지와 아파트 단지는 서로 조화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장벽을 쳐 둔 것처럼 이질적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2012년 당시 환경부에서 지정한 친환경 도시계획을 뜯어보도록 하자. 환경부에선 총 10개의 지자체를 선정했는데,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과 도시의 난개발 방지를 목적으로 도시기본계획 친환경성 평가를 진행하고, 도시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녹색계획기법을 적용하여 저탄소 녹색성장 국정 이념을 도시 공간에 구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친환경 도시기본계획을 잘 구현한 도시는 총 5개 분야에서 10개의 지자체가 선정되었다. [i] 그런데 이 목표는 목표-지표 설정, 공간구조 설정, 토지이용계획, 환경 보전-관리, 경고나 및 공원녹지로 구성되었고, 애초에 설정된 환경현황 기초조사와 실행계획 분야는 기준을 충족하는 지자체가 없어 우수사례 선정조차 없었다.
‘도시계획의 환경성 제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세부 분야에 적합한 지자체를 선정했는데, 나는 특히 환경 보전-관리에 주목해보았다. 이 분야에 선정된 지자체는 서울특별시와 강릉시인데, 이들은 도시기후, 친환경 건축, 물순환 등 매체별 관리 우수와 온실가스 저감대책 수립, 생태네트워크 구축 등의 내용으로 선정되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선정된 것인지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단 인구 20만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라서 인구 10만-20만 대상 도시에 대한 조사는 없는 상황이다. 추후 조사를 할 것이라 밝혔으나, 검색이 어려웠다. 그리고, 도사개발을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하도록 실시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지속가능성과 개발은 공존할 수 없는 말이다. 개발은 필시 환경 파괴를 동반하며 친환경적 도시개발도 이런 맥락에서 불가한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최대한 우리 세대 내에서 끝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 행정 차원에서의 변화를 촉구한 것은 그것이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고, 빠른 행정 처리를 강조하는 것은 모든 지자체와 정부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환경을 고려하기 위해 환경-도시계획 전문가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환경적 도시계획 행정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관련 전문가를 그저 들러리가 아니라 협의의 당사자로 봐주고, 행정적 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친환경적인 도시계획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2023년 1학기 씨알 스터디팀인 '도미솔' 팀이 활동을 마무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i]
환경부. 국토환경평가과. 김기용 작성. 환경부, 지자체 친환경 도시계획 Best 10 선정, 2012-02-16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