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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알 Jul 27. 2024

“자전거 도시 암스테르담”, “걷기 도시 파리” 지겨워

교통과 환경 스터디를 마치며 (by 김경민)

* 글 맨 밑에 요약 있습니다!


저희 교환일기 [교통과 환경 스터디] 팀은 1학기 세미나로 교통수요관리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각자 도시 사례를 조사해서 자전거 및 걷기, 대중교통, 수요관리정책에 대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전 그 중 암스테르담과 파리를 소개했는데요, 그치만 이렇게 도발적인 제목을 가져온 이유는 요즘(24.7월) 국제 질서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유럽 EU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약진을 비롯하여 독일, 프랑스 등 친환경 정책을 펴온 나라에서도 이에 반하여 극우 세력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미국에선 친환경 정책을 펴온 바이든이 트럼프에 맞서 재선에 실패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의도는 없습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스터디를 마무리할 때 단순히 모범사례로서 세계 몇몇 도시를 소개하기엔 그 고장인 유럽부터 혼란스럽기에, 저는 “사실 충실성” [factfulness; 사실 및 데이터 기반 사고] 에 집중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세계가 혼란스러울수록, 그리고 가짜 정보 및 편향적 정보 습득에서 벗어나 합리적 판단을 하기 위해선 사실과 통계 그 자체를 파헤치는 것이 중요한데요, 기본적 내용부터 오해하기 쉽거나 잘 모르는 정보까지, 필수적인 교통과 탄소배출 데이터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교통 전체의 탄소배출량 비중

2024년 자료(Climate Watch)에 의하면, Transport - 교통에 의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16.4 %로 산출되었습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비중일 수 있는데, 연간 배출량 510억 톤(CO2 eq)임을 감안하면 연간 약 83.6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입니다. 


이 수치가 위험한 진짜 이유는 교통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추후 언급하겠지만, 전기차 보급은 아직 낮은데다가 한계가 있으며, 대형 트럭, 선박, 항공의 경우 전기화 및 대체연료 상용화가 기술적으로 큰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대중교통 활성화 및 기술 혁신이 크게 요구되는 것이죠. 


교통 수단 별[육,해,공] 탄소배출량

이번엔 교통 수단별 탄소 배출 비중인데요[2024 IEA 추정치], 주목할 점은 의외로 선박과 항공이 아닌, 육상(도로;road passenger + freight)에서의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74%를 기록다는 점입니다. 이런 통계를 보니, 즉 세계 탄소 배출량 중 “육상 수송”이 무려 12.1%(=16.4%*0.74) 나 차지한다는 점인데, 각국이 대중교통 활성화 및 전기차 보급에 힘쓰는 이유를 이젠 명확히 알 수 있겠습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면, 왜 육상의 경우에만 화물(freight)이 따로 표기되어 있는가, 그리고 비중이 꽤 크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화물 운송에 대해서 스터디 주제로 선정하여 추가로 조사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화물 통계


MIT climate portal 2020 자료에 따르면, 왼쪽 자료는 교통 수단 별 화물 운송량의 비중이고, 오른쪽 자료는 발생 탄소배출량의 비중이 그림에 개수별로 나타나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운송량은 해양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오히려 탄소배출량은 육상에 비해 낮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번에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는 선박 운송의 장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며, 육상 트럭을 통한 화물 배송이 탄소배출의 큰 비중을 차지함을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화물 전체의 탄소배출량은 연간 32.12억 톤(CO2 eq)으로 산출할 수 있으며, 이는 교통 전체에서 약 39%를 차지합니다. 생각보다 많기도 하고, 그렇지만 남은 61%는 사람이 탑승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면 생각보다 적기도 합니다.

또한 재밌는 특성은 위 자료로 역추산했을 때, 위의 2번 그래프에서, 즉 교통 전체 탄소배출량 중 화물 운송이 39%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육상에서29%, 해양에서 8%, 항공에서 2%를 차지함을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해양은 대부분 화물용으로, 항공은 대부분 여객용으로 쓰인다는 점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즉 여객으로 대표되는 해결책인 대중교통 및 전기차 의외에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화물 운송에 대해서도 기술 및 정책적 혁신이 필요함을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 통계 및 차세대 교통 데이터


1)     전기차의 친환경성 

전기차 보급 현황 및 정책을 보기 전에, 전기차는 얼마나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및 IEA 자료에 따르면, “전 생애 주기”(LCA: Life Cycle Assessment)로 분석했을 때 전기차는 온실가스를 기존 가솔린 차량 대비 52%적게 배출합니다. 음.. 0에 가까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 생애 주기 상에서, 즉 생산과 유통, 운행과 폐기까지의 과정을 봤을 때 특히 생산과정에서 가솔린차보다 2배 가까이 많은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높게 측정됩니다.


다만 한가지 더 중요한 점은, 저 52%라는 숫자는 자료마다 약간씩 다른데, 그 이유는 현재 운영 중인 전기차의 평균치이므로 공급된 전기가 얼마나 깨끗한 전기인지, 즉 전기 공급망 Power Grid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석탄 비중이 높은 폴란드에서는 감축효과가 휘발유차 대비 28%밖에 안되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스웨덴에서는 81%의 효과가 있다고 하니, 그만큼 재생에너지 공급 또한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며, 생산 및 폐기에서 제조 혁신이 필요함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2) 전기차 보급 현황

전기차 보급률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긴 하지만, 전세계적으로(World) 3%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전기차가 은근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나라 전체 통계를 보면 매우 작은 것을 볼 수 있고, 아직 갈길이 멀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그래도 고무적인 부분은, 전세계에서 매년 팔리는 차량 중 전기차의 비중(주황색)이 최근 들어 커지고, 2023년 약 18%가 전기차(PHEV 포함)임을 고려하면 인식 변화와 보조금 정책의 영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전기 항공과 선박?          

그럼 전기차는 알겠는데, 항공과 선박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Electric Vehicle”이라는 단어는 검색해보면 전기”차”만을 의미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대형 트럭을 포함하여 대형 이동수단의 전기화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형 트럭, 선박, 항공기는 무게가 매우 커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매우 큰 배터리가 필요한데, 그럼 또 무게가 증가해 또 더 무거운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며, 구체적으로는 같은 성능을 내기 위해서 자동차 대비 약 35배 무게의 배터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개인용 소형 기체에서는 어느정도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형 기체의 전기화는 기술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매우 큰 난관이기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4) 차세대 연료 

그럼 선박과 항공에서 전기말고 대체 연료는 없는가, 네 없습니다. 적어도 당장은요. 사실 조금만 찾아봐도 희망적인 기사와 낙관적인 목표치들이  많고, 대표적으로 암모니아 연료, 수소 연료 전지, 바이오연료 기술 연구와 적용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허나 여기서 느낌과 낙관이 아닌, 사실과 통계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으나, 차세대 연료 관련 내용들은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첫번째 그림은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해양 통계로, 2022 저탄소 연료의 비중이 0.1%이나, 목표치(2030년)는 13%까지 올리려는 계획을 내세웠고, 오른쪽 그림에서는 항공연료인 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 바이오연료)의 비중이 현재까지 매우 적지만(0.1%미만, 출처 IEA) 2030년까지 그 비중을 10%를 올리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수치만 봐도 느껴지겠지만, 지금 0.1%가량의 비중, 즉 시작도 못한 단계에서 그 비중을 2030년까지 10%이상 올리려는 목표치는 이상하게 보입니다. 물론 두번째 그림은 world economic forum의 자료로, 경제학적 근거는 존재합니다. “학습 곡선”을 타고 내려간다면, 즉 예전에 TV나 스마트폰이 그랬고, 오늘날 태양광과 풍력이 날이 갈수록 저렴해지는 원리처럼, 어떤 신기술은 시장 진입 초기엔 당연히 비용이 높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수요와 공급이 점점 올라갈수록 시장에 자리잡는다는 경제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그러기엔 주어진 시간이 짧다고 느껴지지만, 어쨋든 목표에 근접하게 달성하더라도, 대체 연료에는 또다른 문제가 아직 존재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탄소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먼저 바이오연료는 음식물(옥수수 등)을 태워 나오는 화학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인데, 농작지를 마련하고, 작물을 재배, 수송, 가공, 그리고 연소라는 전과정에서 탄소가 충분히 많이 배출되기 떄문에 획기적으로 탄소를 줄이기보다는 “넷 제로”, 또는 저탄소 연료로 불리기도 합니다. 


또, 수소나 암모니아 연료는 여전히 그린수소 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는데 수소 및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상용화가 된다 하더라도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합니다. 


즉 요약하자면, 이런 차세대 연료 개발 및 적용이 쓸모없다는 주장이 아니라, 사실을 기반으로 봤을 때 이쪽 분야에서는 너무 기술에 의존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함입니다. 아직 활발히 상용화가 되지 않았고, 비용 및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기에 기술적 연구와 동시에,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정책적 방안이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계를 바탕으로 정리하는 앞으로의 정책 방향성


➔    탄소배출 비중 75%인 육상에 집중, 전기화 정책 

➔    해상과 항공은 전기화가 어려우므로 규제 정책 + 대체 연료 연구


1)     육상

(1)   대중교통 혁신 및 도시 계획 (세미나 주제, 다음 글에서 )

(2)   전기차 보급률 증대 : 전기차 판매량: 최근들어 급격히 상승 <-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들 시행, 그리고 점차 학습 곡선을 타고 가격 경쟁력 형성

ex) 2023년 EU : 그린 딜 산업 계획(Green Deal Industry Plan), 미국 : 인플레이션 감소법(IRA) , 중국, 인도 등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전기차 세액 공제 및 보조금 지급,  CO2 표준 채택으로 내연기관차 억제, 전기차 생산 보조 정책 실행 

(3)   화물 :  효율적인 운송 경로 마련 - 멀티모달(multimodal, 환승처럼 여러 모드의 장점을 골라 사용) 시스템 구축, 탄소배출이 적은 철도운송 활성화 필요 


2)     해상

❖     2023년 국제해사기구 IMO의 강력 규제 정책 : 에너지효율 표준 EEXI, 탄소배출표준 CII에서 일정 조건 이하의 선박 출항 제한 , 국제선박의 탄소배출량 2050년까지 50% 감축 목표  


3)     항공

❖     2019년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의 규제 정책 : 탄소 배출권 거래제 시행 

-> 실제 항공기 예매할 때 탄소 감축 퍼센트 확인 가능! 

❖     2025년 EU : 항공유에 SAF(바이오연료) 혼합 의무화 예정 (2%, 점차 확대)

-> 효과적인 탄소감축 정책, 그리고 이와 더불어 과학기술적 혁신, 그리고 재생에너지 공급량 증가까지 모두 필수적 


마치며


교통과 탄소배출과 관련하여 다양한 통계자료와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 따져봤는데요, 기저에 깔린 지식이 있어야 해결책에 대한 통찰이 생기는 법이죠. 아직 탄소중립까지 갈 길은 멀지만,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많은 통찰을 얻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4년 1학기 씨알 스터디팀인 '교환일기' 팀이 활동을 마무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요약
 

<사실과 통계로 바라본 교통과 탄소배출>

1 . 교통이 차지하는 탄소배출량 비중은 약 16%, 그러나 줄이기 어려움

2. 부문 별로 보면 육,해,공 중 육상이 75%를 차지 , 그리고 화물 운송량은 39%(여객 61%)

3.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약 절반 정도 탄소 배출, 현재 보급률은 전세계 3%

4. 전기 선박과 항공, 그리고 대체 연료(수소, 바이오 등)는 기술적으로 아직 멀었다.

5. 시사점 : 육상에 집중, 대중교통 활성화 및 전기차 보급 필요 / 화물에 대한 정책적 방안 필요 / 기타 기술적 혁신 및 정책적 뒷받침 필요   


출처

사진 출처: https://www.msn.com/ko-kr/news/world/%EA%B7%B9%EC%9A%B0-%EC%97%B4%ED%92%8D-%EC%9C%A0%EB%9F%BD-%EC%9D%B4%EB%AF%BC-%EA%B8%B0%ED%9B%84-%EC%A0%95%EC%B1%85-%ED%9B%84%ED%87%B4-%EC%9A%B0%EB%A0%A4/ar-BB1pp5iZ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44381 


자료 출처 : 

1,2 : 교통통계  https://theroundup.org/co2-greenhouse-gas-emission-statistics/

3 : MIT Climate Portal  https://climate.mit.edu/explainers/freight-transportation 

4.EV 분석 https://earthjustice.org/article/electric-vehicles-are-better-for-the-environment 

4-2 Our World in Data https://ourworldindata.org/electric-car-sales

4-3,4,5 :  IEA https://www.iea.org/energy-system/transport/international-shipping 

IEA https://www.iea.org/energy-system/transport/aviation 

World Economic Forum https://www.weforum.org/agenda/2023/01/scale-sustainable-aviation-fuel-in-the-next-decade-davos23/ 

5 : IMO 규제 https://www.tradlinx.com/blog/guide/imo%EA%B5%AD%EC%A0%9C%ED%95%B4%EC%82%AC%EA%B8%B0%EA%B5%AC%EC%9D%98-eexi%EC%99%80-cii-%EA%B7%9C%EC%A0%9C-%EB%82%B4%EC%9A%A9-%EC%B4%9D-%EC%A0%95%EB%A6%AC-%EA%B7%9C%EC%A0%9C-%EB%82%B4%EC%9A%A9/  

IEA https://www.iea.org/energy-system/transport/electric-veh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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