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커피는 항상 날 몽롱하게 만든다.
겨우 세 모금, 세 번 목을 축이는 것이 아닌 세 번 간을 보는 정도, 밖에 안 먹었는데 평소보다 두세 시간이나 뒤척이다가 겨우 잠에 들었다.
잠이 부족하면 안 되는 나에게 유난히 치명적이지만, 먹으면 안 된다고 하면 더 먹고 싶은 유혹을 어제도 이기지 못했다.
복숭아도 그렇다.
평소에는 썩 좋아하는 과일이 아니었지만 언제부턴가 복숭아에 알레르기가 생긴 후로는 항상 먹고 싶어졌다.
복숭아를 먹으면 목이 간지럽다 못해 다 쉬어버리고 입술은 광대처럼 퉁퉁 부어버리지만, 곰이 벌통을 입에 넣듯 누군가 말랑 말랑한 복숭아를 입에 통째로 넣고 오물오물거리면 나는 이성을 잠시 안대로 덮어둔다.
꼭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 하는 습성은 유아 어린이들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나는 유치원 졸업식날 감기에 걸려 결석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