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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은 Apr 05. 2022

칭찬이 무엇이길래 2

- 응용 편 -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칭찬'이다.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적절한 육아법을 찾아 늘 고민하지만 매번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칭찬 하나도 쉽게 뱉어내지 못할 만큼 전문가들의 조언이 넘쳐나는 시대에 칭찬이 육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뢰하고 있는 전문가의 강연과 함께 이야기를 적어본다. 나의 육아는 여전히 진행 중이므로 이 이야기는 미래의 나에게 전하는 당부이기도 하다.

지난 입문 편에서는 칭찬의 사전적 의미와 왜 칭찬을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적어보았다.

응용 편에서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이야기와 함께 아이를 키우며 칭찬을 한 실제 사례를 소개해본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 


 관련 영상


칭찬할 때 결과보다 과정/노력


결과를 칭찬하는 것은 재능을 칭찬하는 것과 같다. 재능은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노력 없이 성취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대로 과정 즉 노력을 칭찬하게 되면 결과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고 칭찬하는 것은 결과를 칭찬하는 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성실히 학업에 집중했던 사례들을 칭찬한다면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다.


칭찬할 때 인칭대명사를 사용


아이의 이름을 불러 칭찬의 대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지칭을 명확하게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도 꺼려하는 사람의 특성을 생각하자. 


칭찬을 할 때 반사적인 행동에 집중


무의식에서 튀어나온 행동들이 나타났을 때 칭찬하면 본성이 칭찬을 받는 것이다. 의도한 상황에서 타인을 도와 칭찬을 받게 될 경우 칭찬을 받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것인지 타인을 도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의도하지 않는 행동을 칭찬하도록 하자.


10인 10색 우리 집 칭찬 원칙


우리는 모두 칭찬받기 원한다.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가 있는데 ‘칭찬’은 이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칭찬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평범한 양육자 10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칭찬을 할 때는 분명한 단어로 자세하게 하려고 노력해. '역시 넌 참 똑똑해'라는 주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 칭찬보다는 '방 청소를 잘했네.' 라던가 '빨래를 참 단정하게 정리했구나.'처럼 아이의 행동을 분명하게 짚어서 칭찬하려고 하지.


2. 칭찬을 할 때  타인과 비교하지 않아. 아이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서 발전된 부분을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더 나아가서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발전된 부분을 인지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칭찬이면 더 좋겠지? 만약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며 칭찬을 한다면 그 자체로도 기분이 나쁘겠지만 아이가 실패했을 때 더 큰 좌절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잖아. '옆집 아이는 이거 못하던데 우리 00 이는 정말 잘하네'라는 칭찬보다는 '00이 정말 멋지게 해냈네. 집중하느라 입도 튀어나오고!'처럼 아이의 행동을 언급하며 자연스럽게 칭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


3. 아이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칭찬을 하는 편이야. 아이의 가능성을 칭찬하는 거지. '점점 가위질 솜씨가 좋아지고 있는데?'라는 식으로 말이야. 지금은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아이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행동에 무게를 두어 칭찬하는 식이야.


4. 과장 없이 담백하게 칭찬하려고 해. '최고'나 '천재'같은 단어들이 칭찬에 적합하다고 생각해? 좀 덜 흥분한 칭찬도 괜찮지 않아? '00가 엄마한테 골라준 커피 캡슐 정말 맛있더라. 다음에도 부탁해.' 같은 솔직한 칭찬을 주로 하는 편이야. 이때 표정이나 몸짓으로 긍정적인 표현을 더해준다면 과장된 어휘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칭찬하는 마음이 아이에게 잘 전달되는 것 같아. 


5. 칭찬을 통해서 아이를 통제하려고 하는 행동을 경계해. 아이들은 칭찬을 좋아하잖아. 그러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기 위해 목적을 가진 칭찬을 하고 싶은 유혹도 있거든. 그걸 잘 참아내고 순수한 칭찬을 하려고 노력해.


6. 눈에 보이는 것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칭찬해. 보통 칭찬이라고 하면 손뼉을 치거나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의 칭찬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잖아? 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따지고 들지 않고 사실을 적시하는 칭찬을 주로 해. '00가 수건을 깔끔하게 정리해줘서 엄마가 사용하기 정말 편해. 고마워'처럼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받은 나의 감정을 실어서 표현해. '00가 하늘을 파란색으로 그렸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인데 보고 있으니 기분이 편안해진다. 고마워'  같은 것도 안 그래 보이지만 우리 집에서는 칭찬이야!


7. 칭찬 스티커 같은 시각화 자료를 활용해. 칭찬의 행위로 스티커를 사용하는 거지. 과제 수행력을 높일 때 아이의 성실성에 대한 칭찬이 유효하게 작용하잖아? 계획적이고 인내심이 있는 아이에게 잘 어울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게임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고 봐.


8. 목표 달성지를 활용하는 건 어때? 아이의 자율성에 집중한 형태로 부모가 주는 칭찬 스티커보다는 좀 더 능동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항목을 정하고 잘했다고 판단할 때 스티커를 붙이거나 사인을 하는 식의 활동을 통해 자기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서 우리 집에서 즐겨 사용해.


9. 우린 달력에 아이가 직접 표기를 해. 날짜를 기준으로 기한을 선정하는 식인데 아이가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 


10. 난 칭찬이 지나친 경쟁이나 과도한 외적 보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해. 아이의 성향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 같아. 칭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는 과도한 칭찬이 독이 될 수 있잖아. 비관적인 성향의 아이는 현실적인 칭찬을 자주 해서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줄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봐. 하지만 칭찬의 빈도수를 높일 때도 객관적으로 행위 1에 해당하는 칭찬이 100의 수치라면 곤란하다고 봐. 행위 1에 대한 적절한 칭찬은 칭찬 1이라는 걸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겠지.


나는 어떤 칭찬을 하는 사람일까?


10명의 칭찬 사례를 살펴보면 미묘하게 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양육자의 성향도 다르고 아이들도 다 다르니까. 그러니 남과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내 아이의 성향에 집중하여 어떤 칭찬이 어울릴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과 적용해서 사례를 모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나는 어떤 칭찬을 주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칭찬의 수준을 깨닫는 것은 육아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양육자의 메타인지 여부이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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