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어 공부는 '이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by 지놀 LittlePlanet

대한민국에서 영어 고민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주변에 영어 잘하고 싶다는 친구들은 넘쳐난다. 심지어 우리 엄마까지 고민이다. 그동안 한 번도 영어를 배운 적 없이 잘만 살아오셨으면서... 지금이라도 배울까 싶으시단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영어는 언제나 갈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마침, 발리에서 1년간 살게 되었다.

영어를 주로 사용할테니 영어 실력을 늘리기에는 나름의 기회인 셈이다.


게다가 유튜버 조승연도 말했다.

3년을 희생해서 15년의 고민을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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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때문에 고민인 한 대학생이 조승연에게 조언을 구했다. 영어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승연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닌지, 고민없이 대답했다.


그동안 18년간 영어 때문에 고민했을 텐데, 3년 바짝 집중해서 영어 고민은 그만 끝내버리라고.

영어 실력을 확실하게 갖추고, 남은 인생은 영어를 통해 풍요롭게 누리면서 살라고.





지난 날이 스치듯이 지나갔다. 나 역시 영어 때문에 힘들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으니까. 수능, 대학 졸업 요건 취득, 다른 무언갈 도전할 때에도 영어는 항상 내게 걸림돌이 되는 존재였다. 그렇다고 벼락치기로 실력이 단숨에 느는 그런 종목이 아니었다.


그래, 나도 이제 영어 고민은 끝내보자.

비록 3년은 아니지만 1년은 주어졌잖아? 1년 동안 잘하면 남은 인생은 어느 정도 영어 고민 없이 살 수도 있어. 그것만 되어도 이번 발리 살이는 남는 거야.(고작 놀러가는 주제에 뭔가 남는게 있길 바라는 욕심이 그득하다)



하지만, 영어라는 바다는 한없이 넓고 깊다.

이제부터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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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영어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면 그냥 평생 바다에서 수영하면서 살면 된다.

하지만 보통의 우리는 영어를 통해 얻어가고자 하는 것이 있다. 나도 그렇다.

즉, 수영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수영을 통해 어느 섬으로 이동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사람마다 가고 싶은 섬이 다르다. 그리고 섬마다 거리가 달라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여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 라는 섬은 그렇게 멀지 않다.

'여행객들과 진솔하게 나누는 대화'라는 섬은 앞의 섬보다는 좀 더 멀다.

'좋아하는 소설을 원서로 읽기'라는 섬은 방향이 좀 다르다.

'미드를 자막 없이 보면서 이해하기'라는 섬은 방향이 다르고, 꽤 멀리있다

'미국인처럼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기'라는 섬은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멀리 있다. 10년간 주구장창 헤엄쳐도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가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해야 할 첫 번째는,

어느 섬에 갈지 방향을 정확히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영어 바다에서 헤엄치다가 익사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가고자 하는 섬은 무엇인가?

1.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막힘없이 영어로 말하기

2. 외국인과 나누는 일상 대화 내용은 알아듣기


왜? 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취미를 갖고 있는지,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어떤 식으로 다른지, 무슨 음식을 어떻게 해먹는지 등...

하지만 내 입과 귀가 따라주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이 꽤 길다. 남은 여행도 여러 번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어색하게 인사만 주고받고 입다물고 있기는 싫다.


내가 보고 듣고 겪은 일상, 내 생각들, 내 취미, 내 업무 등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지체없이 표현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것.

그게 내가 가고자 하는 영어 섬이다.


이렇게 나만의 영어 섬을 정하면 매우 큰 장점이 있다.

굳이 다른 목표에 휘둘리지 않고,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확실히 줄여준다.


예를 들어, 아래 나열한 내용은 내가 굳이 관심이 없는 섬이다.

미드, 영드를 자막 없이 보고 이해하기 (애초에 내가 드라마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다)

네이티브 급 어려운 표현이나 속어까지 구사하기 (나중에 미국에서 지낼 일 생기면 자연스레 익히겠지 뭐)

토플(TOEFL), 아이엘츠(I-ELTS) 등 공인 영어 성적 취득 (나중에 필요하면 따로 공부해야지)

영어 원서 10권 읽기 (이건 그냥 지금부터 읽으면 된다. 옆에 챗지피티 펴놓고)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았으니, 그를 위한 시간과 노력을 세이브할 수 있다.




여쭤보고 싶다.

"신의 섬은 어떤 섬인가요? 그건 어디에 있나요."


미드를 자막없이 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어서 10년간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자신이 그닥 미드를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좀 허무하지 않겠는가?

그 시간에 차라리 더 놀았으면 인생이 즐거웠을 텐데 말이다.


꼭 당신만의 섬을 정해두고 즐겁게 영어를 해나가길 바란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