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어학원 잘 다니는 법 1편

학원 등록 전 기초 실력부터 쌓기

by 지놀 LittlePlanet

막연히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다녀오면 영어를 잘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 처음부터 배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돈 아까울뿐더러 한국보다 배우는 것이 더 좋은 것도 아니다.


일단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학원은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배우러 가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갓 태어난 아기가 아니다. 그냥 숨만 쉬어도 자연스레 언어를 습득하는 시기는 아쉽게도 지났다. 외국에 살면서 숨만 쉰다면, 정말 그냥 숨만 쉬다가 끝난다.


어학원은 내가 공부한 영어를 실제로 써먹으러 가는 곳이다. 외국어로 말을 해야 하는 환경에 나를 가두기 위해 다니는 곳이 어학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원어민 선생님이랑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고, 원어민의 좋은 표현을 듣고 흉내 내는 과정을 거치기 위한 곳이다.



그런데 외국어를 처음 공부할 때 곧바로 어학원을 등록해서 다니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알파벳부터 배우고, 가장 기초적인 문장구조와 동사를 배우게 될 것이다.


근데 문제가 있다. 모든 설명이 다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어학원에서 설명하는 사람은 한국말을 못 하는 외국인이다. 당연히 영어로 설명할 텐데, 알파벳부터 배우는 입장에서 그 설명이 이해가 될 리가 만무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외국어를 듣는 것은 사실상 소음에 가깝다. 선생님의 말을 이해하기보다는 교재를 보면서 무슨 뜻인지 때려 맞추는 연습만 주야장천 하게 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외국에서 어학원을 다니고 있는 중인데, 기초 반 친구들 중에서는 선생님의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화 주제를 하나 정해서 자신의 문장을 만들어보라'는 것이 선생님의 요구사항이었지만 그런 질문 자체를 이해를 못 했다. 부끄러움 많은 친구는 멍하니 앉아있거나,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그 상황을 모면한다. 하지만 그를 통해 영어 실력이 는다기보다는 눈치 보는 능력과, 아주 쉬운 영어 표현과 표정으로 상황을 모면하는 대응 능력만 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현재 다니는 어학원 선생님



그럼 외국에서 어학원을 다니기 좋은 시점이 언제일까. 현재 다니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어느 정도 기초적인 문장은 알아듣고, 또 내가 직접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이르러야 한다. 이 정도는 되어야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무슨 말하는지 얼추 알아들을 수 있다. 그리고 수업 도중에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 연습할 수 있다.

(실제로 어학연수 관련한 여러 경험담과 강사들의 조언을 찾아본 결과, 최소 A2 레벨까지는 도달한 상태가 좋다고 한다. 참고로 A2는 언어 능력 평가 기준인 CEFR(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유럽 공통 기준)에서 '초급 사용자(Basic User)'**에 해당하는 단계를 의미하며, 일상적인 상황에서 매우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대화할 수 있는 레벨이다. )


물론, 정말 외국어 공부의 첫 시작을 외국에 나가 어학원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무작정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 지내는 경험을 빨리 해보고 싶고, 그 자체가 재미있고 행복하다면 되었다(애초에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재미와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의 학생들은 무얼 해도 재미있으니(부럽다) 무작정 외국으로 떠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그런 케이스가 아니라면 아예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외국 생활을 하며 당장 큰 만족감을 얻기는 어렵다. 자는 것, 먹는 것 등 일상생활 하나하나가 어색하고 불편하기 때문이다.(낯선 외국에서 매일 무슨 음식을 먹으며 끼니를 때울지, 빨래를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꽤 힘든 일이다. 지금 내가 그러하다 ㅠ_ㅠ)


마치 어학원을 다니면 저절로 영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 같은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자. 어학원은 당신을 학원에 등록시켜 돈을 버는 것이 1순위 목표인 사업자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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