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지우시겠습니까?
오늘은 ‘디지털 탄소발자국’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지난번에 발행되었던 뉴스레터에서 ‘탄소발자국’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지. 오늘은 ‘탄소발자국’ 중에서도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래 목차 순으로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야.
‘디지털 탄소발자국’이란?
디지털 기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방법 및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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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탄소발자국'이란?
‘디지털 탄소 발자국’이 무엇인지 알아보기에 앞서서, 우선 ‘탄소 발자국’이 무엇인지부터 먼저 간단히 정리해보자.
지난 뉴스레터에서도 언급했듯, ‘탄소 발자국’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폐기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의미해. 우리가 얼마만큼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여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지표이지. 개인이나, 기업, 국가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이 많을수록 탄소 발자국은 더 크고 진하게 남아. 탄소 발자국이 크고 짙다는 건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어 기후위기가 심각해진다는 의미이지.
‘디지털 탄소 발자국(Digital Carbon Footprint)’
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의미해. 전화 통화, 영상 시청, 메일 전송, SNS 업로드, 충전, 대기 전력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내내 에너지가 소모되고, 디지털 기기로 데이터가 이용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거야.
근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할 때 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거야?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배출해.
①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이터 센터
②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네트워크
③ 사용자 장치(핸드폰, 노트북 등)
컴퓨터나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와이파이, LTE 등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이 네트워크가 데이터 센터까지 서버를 연결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되고, 데이터 센터는 24시간 내내 가동되며 정보를 저장 및 처리하기 위해 많은 양의 전력을 사용하지.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많은 저장공간이 요구되고, 저장공간이 늘어날수록 소모하는 전력량도 늘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해. 수많은 데이터가 쌓이는 데이터 센터에서는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서버를 냉각시켜야만 하는데, 이때도 엄청난 전력이 소모되지. 디지털 기기의 데이터가 LTE, 와이파이 등의 네트워크를 거쳐 데이터 센터로 이동하고, 저장되며, 이용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거야.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 등장하는 신기술들은 특히 전력 소비를 많이 하는 경향을 보여.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하는 인공 지능, 무선 통신을 이용해 각종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IoT),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해 채굴하는 암호화폐 등 혁신 기술들은 모두 매우 많은 양의 전력 소비가 필요하지.
최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전력 소비량이 한 국가의 에너지 사용량에 비교될 만큼 눈에 띄게 증가하기도 했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이 집계하는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당시 전체 6.6 테라 와트시(TWh) 수준이었던 가상화폐 채굴 전력 소비량은 2020년 10월 기준 67 TWh로 무려 10배 이상 폭등했다고 해. 또 지난 2021년 2월 기준으로는 연간 129 TWh를 초과, 다시 2배 가까이 늘어났지.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연간 전력에너지는 네덜란드(108.8 TWh), 아르헨티나(121 TWh), 아랍에미리트(113.20 TWh)를 넘어 노르웨이(122.20 TWh)의 소비량에 근접하고 있어.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라는 국가의 모든 인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 에너지의 양보다 비트코인 채굴에 1년간 이용되는 전력 에너지 양이 더 많다니 정말 놀랍지 않니?
(출처= BBC)
2. 디지털 기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
2015년 기준으로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되는 데이터양은 1인당 평균 60MB이고, 1인당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약 660g으로 나타났어.
보통 동영상(유튜브 등) 시청 10분에 1g, 이메일 한 통에 4g, 전화 통화 1분에 3.6g, 데이터 1MB 사용에 11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해.
짹짹 지식
Luis Fonsi가 2017년에 발매한 히트곡 ‘Despacito’는 50억 뷰를 넘겼는데, 여기서 사용된 전력은 무려 5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1년에 사용하는 전력과 동일한 수치라고 해.
비디오 스트리밍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은 음란물 비디오 시청에서 발생한다고 해. (=벨기에가 1년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양과 똑같은 수치)
예를 들어, 한 시간 동안 유튜브를 시청하고 3통의 메일을 보내고, 7MB의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총 91g의 탄소발자국을 남긴 것이 되고, 이는 자동차로 1km를 주행한 것과 같은 결과라고 할 수 있어 (2020년 EU 기준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5g/km이라고 해).
한국 환경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7년에만 해도 전체 탄소발자국 총량 중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에 불과했지만, 이후 약 10년이 지난 2018년에는 3배 증가했으며, 2040년이 되면 14%를 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어.
3.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방법 및 노력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기업과 우리(=사용자)의 노력과 관심이 매우 중요해. 그중에서 특히 기업의 노력이 절실하지! 물론 영상을 보고 소비하는 것에서도 탄소배출이 일어나지만, 결국 이걸 배출하고 생산하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이거든. 국내외 기업들의 노력을 몇 가지 소개해줄게.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IT의 양대 산맥! 두 회사는 모두 데이터 센터에 초점을 두고 있어. 카카오는 2023년까지 경기도 안산시 내에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해. 네이버도 첫 번째 데이터센터인 ‘춘천 각'과 현재 세종에 건립 중인 ‘세종 각'에 다양한 기술(친환경 연료전지 사용 등)을 도입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지속해서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지. 하지만 아직 두 회사 모두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어.
유럽 그린 디지털 연합(European Green Digital Coalition, EGDC): 녹색경제와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2021년 3월 설립한 기구로, 이에 서명한 총 26명의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CEO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은 회사를 대표해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액션을 취할 것을 약속했어.
① 다양한 업계에서 친환경, 디지털 솔루션의 개발과 구축에 적극적인 투자
② NGO 및 관련 전문가 조직과 협력하여 환경 및 기후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구축 지침 마련
③ 환경, 사회 및 경제에 이득이 되는 녹색 디지털 전환을 위한 표준화된 평가 방법론 개발
BBC Future Planet: BBC의 한 섹션으로, 디지털 기사 탄소배출량을 계산하여 디지털 탄소 배출 최소화를 실천하고 있어. 작년 2월부터 BBC 기자들은 자신이 작성한 기사를 온라인으로 기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이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어. 그리고 고민의 결과, Future Planet이라는 섹션을 마련했지.
여기선 전문기관의 협조를 거쳐 자신들이 취재, 작성하는 기사에서 얼마만큼 탄소가 배출되는지 크게 두 가지 파트 (①기자들이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탄소 배출량 ②독자들이 기사를 볼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로 나누어 측정하고 기사 하단에 이 합계치를 공지하고 있어.
한국 언론도 이 사례를 다듬어서 ‘자체적인 디지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보도자료 받아쓰기,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무수히 많은 연예 기사 등 질보다는 양에 집중하여 포털사이트에 똑같은 기사를 쏟아내는 기사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지.
BBC Future Planet의 행보는 ‘언론판 ESG 경영’ 사례로, 언론사의 ESG 경영을 고민할 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고민의 시각을 온라인으로 돌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나는 사례이기도 해.
Ecosia: 독일 베를린에 기반을 둔 검색 포털 사이트로, 검색엔진에 대한 탄소 상쇄를 위해 45번 검색 시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수익의 80%를 *재조림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여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하지만 이러한 프로젝트는 환경적/지리적 여건에 따라 나무가 잘 자랄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어.
*재조림: 본래 산림이었다가 산림 이외의 용도로 전환되어 이용해 온 토지에 인위적으로 다시 산림을 조성하는 일.
개인이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해줄게. 하나씩 시도해 보면서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여보자!
1. 이메일함 정리하고 관리하기
읽지 않고 그대로 쌓여가는 이메일만 정리해도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어. 평균 메일 사용자는 매년 2,850개의 원치 않는 메일 수신하는데, 여기서 28.5kg의 이산화탄소가 발행해. 단순 광고성 메일을 나도 모르게 구독하고 쌓여만 가고 있다면, 또는 중요하지 않은 메일이라면 확인 후 바로 지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2. 단순한 내용은 메일보다 문자나 개인 메시지 앱으로 보내기
텍스트만 있는 이메일 하나를 보내는데 4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에 비해 SMS 문자 하나는 0.014g 이산화탄소를 생성해. WhatsApp 또는 Facebook Messenger같이 개인 메시지 앱은 약 0.2g을 배출하지.
영국 에너지 회사 OVO에 따르면, 만약 영국에 사는 모든 어른이 ‘감사’ 메일 하나만 덜 보내면 연간 16,433t을 절약할 수 있어 (무려 디젤 자동차 3,3334대를 줄이는 것과 같아). 꼭 메일을 써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렇게 환경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소통 방법을 이용해봐.
3. 자주 하는 검색은 즐겨찾기와 북마크에 저장&개인정보 모드 사용하기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가 있다면 즐겨찾기나 북마크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동차를 타고 주행하는 것과 비슷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왜냐하면 우리가 웹사이트를 들어가기 위해 검색하고 방문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탄소 배출이 일어나기 때문이야.
먼저,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면 와이파이나 LTE 등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센터로 연결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가 쌓이는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데도 온실가스가 발생해. 이렇게 검색해서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짧은 찰나의 순간에 우리의 데이터가 수십 또는 수백 개의 회사로 전송되는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방문을 하는 거지. 그래서 개인정보 보호 모드(시크릿 모드)를 사용하여 데이터 전송 및 처리를 차단해 불필요한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게 하고, 즐겨찾기/북마크를 이용하여 검색 단계를 줄여주면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개인정보 보호도 할 수 있지 (일석이조✌️).
4.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다운로드하기
넷플릭스, 웨이브, 유튜브 등 구독 경제에서도 탄소 배출이 들어가. 넷플릭스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ICT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의 40%가 사용자의 장치 사용(핸드폰, TV, 노트북 등 디바이스)에서 발생한다고 해. 스트리밍을 하는 것도 이에 포함되기 때문에 미리 다운로드하면 전력을 적게 소비할 수 있어. 또한 앱 업데이트와 자동 클라우드 백업을 하는 데에도 스마트폰의 10%의 에너지를 사용해. 만약 이 기능이 나에게 불필요하면 이제부터 꺼두자.
5. 영상 시청 시 저해상도 이용하기& PC 모니터 밝기 낮추기
고화질에서 저해상도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차이를 만들 수 있어. 나의 최애 아이돌을 고화질로 보는 걸 포기하기 어렵다면 스트리밍 할 때만이라도 저해상도로 이용해 보는 건 어때? 또는 ‘ASMR’, ‘Playlist 듣기’ 등 화면을 볼 필요가 없는 영상의 경우 해상도를 낮추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도 좋은 시작! 이때 모니터 밝기도 100%에서 70%로 낮추면, 모니터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줄일 수 있어.
4. 마무리
개인이 디지털 탄소 발자국을 그렇게 크지 않아 보이지만,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거의 전 세계 사람들의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디지털 사용도 기후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Facebook의 2020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사용자는 연간 299g의 탄소 발자국을 남겨. 별로 많은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페이스북 사용자가 10억 명이 넘으니… 299g x 10억 = ???????
때문에 우리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변화가 분명히 있어. 또 우리뿐만 아니라 기업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IT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4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의 14%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거든.
다행스럽게도, UNFCCC 파리 협정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UN 국제 전기 통신 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Union)에서 2020년부터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45% 줄이는 목표를 설정했어. 즉,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야. 여덟 번째 기후식에서 다룬 RE100 캠페인도 이러한 노력의 일원이라 할 수 있지.
그러니 우리는 일상에서 디지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 국내외 IT기업들이 배출량을 줄일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보자!
디지털 탄소발자국이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영상을 시청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거나 메일을 전송하거나 등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
디지털 기기에서 와이파이, LTE 등 네트워크를 거쳐 최종 연결을 위한 데이터 센터까지 서버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
디지털 기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
동영상(유튜브 등) 시청 10분 = 1g, 이메일 한 통 = 4g, 전화 통화 1분 = 3.6g, 데이터 1MB 사용 = 11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
개인이 줄일 수 있는 방법 6가지
이메일함 정리하고 관리하기
단순한 내용은 메일보다 문자나 개인 메시지 앱으로 보내기
자주 하는 검색은 즐겨찾기와 북마크에 저장하기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다운로드하기
영상 시청 시 저해상도 이용하기& PC 모니터 밝기 낮추기
당신이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영상 볼 때마다 환경이 오염되는 이유 / 스브스뉴스
[지구를 지키는 20가지 제안] 5편. 메일함을 비우세요! (KBS 한국방송)
Is the Internet bad for the environment? (Our Changing Cli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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