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이민국에서도 시댁에서도 나는 이방인이었다.

by 다마스쿠스

파라과이 현지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스페인어.

그리고 '과라니'라는 언어인데, 스페인이 파라과이를 점령하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현지 언어이다.

보통 나라가 점령되면 언어를 빼앗아 (일본이 한국에 한 것처럼) 버리는데 이 파라과이 국민들은 절대로 굴복하지 않았고, 오늘날까지 이 과라니어는 사용되고 있는 어엿한 파라과이 언어인 것이다.


스페인어와 과라니어를 하지 못하는 나는 철저한 이방인이었다.

다른 피부색으로도 모자라, 나는 이들과의 접점이라곤 없는 외국인이었는데, 새로 만난 소의, 시댁 가족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느껴졌다.


'가족'이라는 의미를 잘 모르는 나는 15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외할머니와 살아다 가다 우연한 기회로 유학을 가게 된다. 그리고 2004년부터 그러니까, 결혼하던 2016년까지 가족이라는 콘셉트는 나에게 와닿지 않는 조금은 어색한 카테고리였던 것이다...


특히나 '시댁'은, 결혼한 언니들에게만 듣는 미지의 세계로 전혀 알 수 없는 또 다른 가족의 개념이었다.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원래의 싱그럽고 반짝반짝한 나대로 행동하려 했지만 8살 많은 시누이는 내게 '도리만 하라' 며 조언했다. 그 도리를 재지 못한 새댁인 나는 뚝딱거렸고, 그 가족에 갑자기 들어온 또 하나의 이방인이었다. 그들 가운데서 가장 어리고 새로 들어온 내 서열은 제일 바닥. 군대로 치면 내 계급은 이병! 늘 거수경례를 기갈나게 해야 하고 긴장돼있었다. 새로운 나라에서도, 새로운 가족에게도, 나는 이방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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