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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다올 May 18. 2022

트렌드, 디지털 노마드와 뉴노멀

-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새롭게 일하는 방식, 디지털 노마드 -


어떤 날은 호텔에서 눈이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기도 하고, 또 다른 날에는 유럽 여행을 하면서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이런 꿈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면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의 얘기다.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유목민(Nomad)이다. 몽고 대륙의 유목민이 가축을 거느리고 초원을 찾아다니면서 유목(Nomadism) 생활을 하는 것처럼, 현대사회의 유목민(Nomad)은 스마트폰∙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들고 새로운 정보나 일거리, 새로운 가치와 자아를 찾아다니는 뉴 노마드(New Nomad)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가 1960년대에 발표한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에서 노마드(Nomad)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함으로써, 노마드(Nomad)는 철학 용어로써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후, 1970년대에 캐나다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마셜 맥루헌(Marshall McLuhan)이 『미디어는 메시지다』에서 "21세기 인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유목민이 될 것"이라 예언하면서 노마드(Nomad)의 세계에 대한 지평을 열었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신조어는 프랑스의  자크 아탈리 (Jacques Attali)가 1990년대에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를 갖고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라고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노마드(Nomad)에 ‘디지털(Digital)’이라는 용어가 결합되면서 비로소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서핑하고 소통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날의 뉴 노마드(New Nomad)는 기존의 패러다임(Paradigm)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 뉴 노마드(New Nomad)는 기존의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다.


이처럼, 노마드(Nomad)는 점점 그 의미가 확대되어 시공을 초월하여 기존의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창조적인 활동’으로 그 개념이 확장되었다. 지금은 디지털 노마드(Digital Nimad)에서 움직이는 1인 기업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로, 나아가서는 잡 노마드(Job Nomad), 시니어 노마드(Senior Nomad), 그리고 그린 노마드(Green Nomad)로 그 개념이 점점 확장되어 가고 있다.


잡 노마드(Job Nomad)는 평생직장(Work)에서 직업(Job)으로 일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등장한 용어이다. 잡 노마드(Job Nomad)는 회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일하기보다 프리랜서나 파트타임으로 자유롭게 일하면서 첨단 정보통신 트렌드를 리드하는 창조적인 스타일의 인간 유형이다. 이런 의미에서 잡 노마드는 MZ세대의 가치관과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 긱 경제(Gig Economy)의 N잡러(N Jober)와도 맥이 닿는다.


시니어 노마드(Senior Nomad)는 자아를 찾아가는 활동적인 시니어(Active Senior)를 말한다. 영화 버킷리스트(The Bucket)에 나오는 주인공 카터 챔버스(Carter Chambers)와 에드워드 콜(Edward Cole)이 보여주는 모습이 시니어 노마드(Sinior Nomad)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시니어 노마드(Sinior Nomad)는 유투버∙패션모델∙사진작가∙댄스강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또한 상품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함으로써 기업의 타겟이 되고 있다.


그린 노마드(Green Nomad)는 자신의 공간에 자연을 들여와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녹색의 유목민이다. 자연을 찾아 떠나는 대신 주거 공간을 자연풍으로 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집안이 자연으로 바뀌면서 이와 관련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스피리언스족(Inxperience People)과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이 대표적이다. 집을 단순한 휴식 공간에서, 새로운 여가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확장하는 소비층으로서, 홈트레이닝, 홈시어터 등 외부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편리하고 안락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움직이는 1인 기업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직업의 대세로 자리 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사회적인 명성이나 경제적인 풍요보다는 삶의 질을 우선시하면서 일과 개인 생활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새로운 삶의 표준인 뉴노멀(New Normal)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1인 프리랜서를 비롯해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Smart Work) 시스템이나 단기로 소규모 사무 공간을 빌려주는 공유 오피스 역시 디지털 노마드의 라이프스타일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미국인의 43%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원격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1]  폴리콤코리아가 발표한 ‘전 세계 근로자 업무 환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기업 48%가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여 장소에 관계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이들 나라의 기업이 미래 환경 구축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2]


또한 디지털 노마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관련된 서비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시태그 노마드, 텔레포트, 노마드 리스트를 비롯하여 여행하면서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여행그룹’, 항해하는 요트에서 일하는 바다 위의 사무실 ‘코보트(COBOAT)’, 디지털 노마드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함께 일하며 여행하는 ‘여행 협업그룹’ 등의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해시태그 노마드(#nomads)’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로서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노마드(Nomad)들이 각 지역별 채널을 개설하고 구인구직과 Meetups 주최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의 형식이나 격식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텔레포트(Teleport)’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검색엔진이다. 디지털 노마드들이 세계 각국의 물가, 날씨, 임대료, 의료 환경, 세금 수준, 교통 편의성, 인터넷 연결 환경 등 정착하고자 하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가장 저렴한 항공권과 예상되는 생활비 등의 정보를 한 곳에서 수집할 수 있다.


특히, 텔레포트는 각국에 흩어져 있는 디지털 노마드의 그룹 통화 서비스인 ‘텔레포트 선다이얼(Teleport Sundial)’과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직원이 한 장소에 모일 때 어느 도시에서 모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비용과 시간을 계산한 결과를 알려주는 ‘텔레포트 플록(Teleport Flock)’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마드 리스트’는 전 세계의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근무 환경 정보를 정리한 플랫폼이다. 텔레포트처럼 디지털 노마드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각 도시에서 실제로 일한 경험이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올려놓은 사진도 볼 수 있다. 웹사이트 방문객 투표로 ‘어떤 도시에서 일하면 좋은가’를 순위를 매겨 보여주는 기능도 눈에 띈다.


이처럼, 디지털 노마드는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을 이용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찾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제약이나 구속을 거부하고 자유롭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글을 올리거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디지털 노마드의 연장선상에 있다.


뉴노멀 시대에 디지털은 우리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하지만, 디지털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침투해 옴에 따라 그 반작용도 예상된다. 디지털의 발전과 온택트(Ontact) 생활의 일상화로 인하여 그 반작용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인 “소속과 애정 욕구, 존중의 욕구와 자아실현 욕구”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측된다(매슬로우의 욕구단계 이론, Maslow's hierarchy of needs).


디지털 시대에 대한 반작용은 인간이 가족, 친구, 친척 등과 친교를 맺고 원하는 집단에 귀속되고 싶어 하는 소속과 애정 욕구,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바탕이 되어 자아존중, 자신감, 성취감, 존중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존중의 욕구,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자아를 성장시키고 자신의 완성을 넘어서 타인과 세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작동하게 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기존의 라이프 스타일과 일하는 방식에 디지털 트렌드를 융합하여 디지털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일을 돕는 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서 소외되거나 낙오됨이 없이,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누리면서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회, 진정한 디지털 르네상스(Renaissance)와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주석)

[1] 뉴욕타임스, “Out of the Office: More People Are Working Remotely, Survey Finds”, 2017.02.15, https://www.nytimes.com/2017/02/15/us/remote-workers-work-from-home.html

[2] 아이티 비즈, “폴리콤, 전 세계 근로자 업무환경 연구결과 발표”, 2015.11.09, https://www.it-b.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36

”, 2015.11.09, https://www.it-b.co.kr/news/articleView.html?idxno=6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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