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을 할까? 그것도 지금하는 이 일을?
"네가 굳이 그 일을 할 필요가 있어?"
그러게, 왜 할까?
좋은 것보단 힘들고 추운 날이 더 많은데, 왜 하고 있을까?
물음을 가진 채, 하루를 돌아본다. 지극히 아무런 일도 없는 하루. 정말 평범이라는 건 이런 시간이 아닐까 착각할만한 하루. 그래서 사알짝 차가웠던 하루.
일상이라는 단어처럼 모든 게 있어야 할 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하루라 내가 빠져버려도 정확히 이런 모습으로 하루는 돌아가겠구나 싶어서 조금은 쓸쓸했던 시간. 소외된 존재라는 외로움을 느낀 순간, 이런 종류의 외로움은 평소보다 29cm정도 더 아프다.
그래서 누구도 외롭지 않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비록 인간인 이상 외로움은 평생을 따라다니는 동반자일지라도, 외로울 때 떠올릴 수 있는 따뜻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외롭고 추워서 지쳐 쓰러져 버릴 것 같은 순간에 찾을 수 있는 작은 모닥불을 만들고 싶다.
그곳에선 잠시나마 스스로를 몰아붙이지도, 누군가를 시기하지도, 과거의 잘못이든 현재와 미래의 불확실함이든 어떤 종류의 괴로움과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곳으로 모두를 데려가고 싶다.
나도 같이 그곳으로 가고 싶다.
"네가 굳이 그 일을 할 필요가 있어?"
"네 있어요. 저는 외로운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누구보다 제게 유토피아는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