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여 Mar 27. 2022

5월 프로젝트-
내가 원하는 부모님을 찾아라!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소담스럽게 피는 5월엔 그 꽃송이 같은 축복이 모든 이들에게 내리는 것만 같다. 특히나 내일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그래서 각종 광고의 주인공은 어린이날 선물 리스트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귀여운 아기에서 파릇파릇한 새싹같이 여린 아이, 이제는 자라서 예쁜 꽃도 피우고 튼실한 잎사귀도 지닌 큰 아이까지. 그 시기를 거쳐서 어른이 되었지만 그 앞에 서면 누구든 무장해제 시켜 버리는 단어가 바로 ‘동심’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요즘 뉴스에 나오는 아동 학대는 학대 수준을 넘어서 인권 유린은 기본이고 목숨까지 앗아가는 일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넘어서 가슴이 시리다. 그래서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물건이 아닌 <내가 원하는 부모님을 찾아라!>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우선 아이들이 카탈로그에서 원하는 부모상을 고르고 그 부모상에 부합하도록 부모들이 최선을 다해서 아이가 원하는 부모로 우뚝 서는 것이 바로 올해 어린이날 선물. 자, 그럼 어떤 부모상들이 있는지 카탈로그를 펼쳐보자. ‘배달음식 말고 내가 먹고 싶은 걸 직접 만들어 주는 셰프형 부모’ ‘휴일에 TV만 보지 않고 함께 자전거나 인라인을 타며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스포츠맨 부모’ ‘주말이면 캠핑 가서 별자리와 나무들 이름을 알려 주는 자연인 부모’ ‘내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 노래를 열심히 듣고 스마트폰 배경음악으로 깔아 놓는 센스쟁이 부모’ ‘공부가 아니라도 좋다며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열심히 알아봐 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미래지향형 부모’ ‘거실을 도서관으로 꾸미고 매달 선정한 도서에 대한 재미있는 독후 활동을 통해 책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북 카페 부모’ ‘좋아하는 영화나 미술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예술가의 꿈을 키워주는 아트 디렉터 부모’ ‘봉사는 말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며 한 달에 한 번은 봉사활동을 하는 언행일치형 부모’ ‘주말여행이나 외식을 할 때도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우리 의견도 들어주면서 결정하는 소통형 부모’ ‘우리가 울거나 힘들다고 할 때 왜냐고 묻지 않고 그 순간은 인정해 주는 공감형 부모’ ‘혼낼 때도 때리거나 소리 지르지 않고 내 눈을 보면서 천천히 물어봐 주는 배려형 부모’ ‘내가 고민을 말하거나 비밀을 지켜달라고 할 때 그것만은 꼭 지켜주는 마니또 부모’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하는 스마일 부모’ ‘공부나 운동, 악기를 배울 때 잘하지 못해도 열심히 하는 과정이 아름답다고 칭찬해 주는 격려형 부모’ 이렇듯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상은 거창한 것이 아닌 아주 작은 사랑과 믿음에서 시작된다. 이번에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상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그들의 눈높이에서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리라.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부모라면 일단 어린이날 선물 배송은 성공적이리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이 어린아이의 순진무구함이라고 할 때 어버이와 스승이 배워야 할 가르침은 무엇일까? 바로 어린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워서 익힌 것을 실천하는 것이리라. 그러기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모두 5월에 모인 게 아닐까 싶다.                    

이전 07화 효도의 변신은 무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