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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통로봇 Mar 13. 2024

도약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으로

강인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나는 온전하게

허약해 빠진 마음과 몸을 만나게 되었다.     


너에게 뻗은 손은

한치도 나아가질 못했고

네 슬픔을 이고 가기에는

내민 머리가 너무 작다.     


이것도 내가 되겠지.     


지척거리는 걸음으로도

자리를 옮겨가며

친구를 찾아

구구절절한 어제를

이야기하는

다리 굽어진 할매의

간절한 목소리처럼.     


단단한 줄기 마른 길을 열고

망설임보다 호기심 크게

그리움으로

숨도 멈추곤

옷을 벗어던진다.


이젠 나의 슬픔이 생기리

아픔으로 떠는 시간들이 지나리

곱은 시린 손을

호호 불며 녹이는 때가 넘어가면

생살 찢어대는 아픔을 딛고

꽃도 예쁘게 피어 내려는데,


지금의 그리움을 그때도

기억하려나     


길 따라다닐 줄 모르는

먼데 소식 담은 바람처럼

눈치채지 못할 곳으로 다가가


내 작은 바람은

어느 순간으로 스며들어

숨처럼 너와 함께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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