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적 논리에 매몰되는 사람들

사회성 결핍과 도덕 판단의 왜곡에 대한

by 시종여일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극우 이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단순히 정치적 스펙트럼의 한 끝자락이라 보기에는, 그 이면에 자리한 사회적 긴장과 심리적 요인을 간과하기 어렵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극우적 논리에 빠져드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도덕 판단, 상식,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에 결핍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결핍은 때로 극우적 신념이라는 형태로 보상되거나 정당화되며, 하나의 심리적 반동(reaction formation)으로 작용한다.


1. 사회성의 결핍: 외로움과 인정 욕구의 왜곡된 배출구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아를 정립하고 도덕 감각을 발달시킨다고 본다. 장 피아제(Jean Piaget)나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의 도덕성 발달 이론은, 도덕 판단이 단순히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에서 배제되거나, 혹은 지속적인 좌절과 낙오를 경험한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기중심적 사고에 몰두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고립은 현대 사회의 디지털화와 맞물리며 더욱 심화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속 ‘에코 챔버(eco chamber, 메아리방)’ 현상은 유사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만 상호작용하며 자신만의 왜곡된 진실을 강화하게 만든다. 이런 공간은 현실에서 좌절을 겪은 이들에게 일종의 ‘대안 공동체’를 제공하지만, 그 안에서는 사회적 상식이 작동하지 않는다.


2. 도덕 판단의 왜곡: 상대주의가 아닌 절대주의로의 회귀


극우적 논리는 흔히 ‘공정’이나 ‘질서’, ‘애국심’과 같은 가치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타인에 대한 공감 부족과 단순화된 도덕 구조가 숨어 있다. 일반적인 사회에서는 도덕 판단이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극우적 사고는 복잡한 사회적 현실을 단선적으로 해석한다. ‘우리’와 ‘그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틀은 모든 문제를 간단하게 정리해주는 듯 보이지만, 이는 오히려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기제다.


여기서 주목할 심리 개념이 바로 **인지적 폐쇄성(cognitive closure)**이다. 이는 불확실성과 모호성을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결론을 내려 안정감을 추구하는 심리 상태다. 이 성향이 강한 사람은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단순화하려 하며, 이는 종종 극단적인 이념에 대한 매혹으로 이어진다. 특히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일수록 인지적 폐쇄성에 빠질 확률이 높다.


3. 극우적 집단 속 ‘위안’의 심리학


극우 이념은 단순히 증오와 분노의 표출이 아니라, 어떤 이들에게는 정체성과 위안의 원천이다. 자신의 실패를 외부의 ‘적’ 탓으로 돌릴 수 있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 속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존감 회복을 위한 일종의 ‘대리 구조’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인간이 자유를 감당하지 못할 때, 전체주의에 의탁해 도망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자유는 책임을 요구하고, 그 책임이 버거울 때 인간은 다시 권위적 체계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극우적 세계관은 명확한 권위, 질서, 서열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욕망을 충족시켜준다.



사회성 회복이 해답이다


극우적 논리에 빠지는 현상은 단순한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 결핍, 인정 욕구의 좌절, 복잡한 현실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빚어낸 심리적 결과다. 사회는 이들을 단순히 비난하거나 배제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공동체 속에서 건강한 사회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극단은 외로움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외로움은 공감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