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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 Apr 25. 2024

8. Breaks off Iceberg

 인샬라 블루

목차

Prologue : Morocco

1. Real   2. Three Options   3. EMS   4. Morocco

5. Blue   6. Cold Fish   7. Burning Mountain

8. Breaks off Iceberg

… Epilogue : Inshallah Blue



불길은 번졌고

모든 감정들이 파동쳤다.

결국엔 아무 잘못 없는,

라마단 1개월 금식을 끝낸,

평온한 바다를 향해서도

불길은 향했다.


그녀가 어떠한 상처를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그는 그녀에게 끝을 예고한 메세지를 보냈다.


Bye. It was beatiful dreams of myself.

안녕. 나 자신만의 아름다운 꿈들이었어.


그녀는 잠시 후 답했다.


What i learned today is that

오늘 내가 알게 된 건

your psychology is fragile

너의 심리가 부서지기 쉽고 약하다는 거야




그녀의 침착하고 균형잡힌 생각들이 담긴,

단호하고 강인한 성품이 느껴지는 메세지를 읽으며,

그는 그녀의 혼란과 분노를 느꼈고,


동시에 저 멀리 어디선가로부터

진동과 함께 큰 울림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무언가 거대한 것이 파열하는 소리였다.


거대한 빙하 대륙 가운데로

절반이 쫘악 균열나며 내는

돌이킬 수 없는 파열음이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인지했고,

그것이 어떠한 파국을 몰고 왔는지 보았고,

그 순간 자신의 영혼이 저 어두운 심연 속으로

빠져내리며 추락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온 몸에 오한을 느끼며 멍하니 폰을 다시 보았다. 그리고 빈혈을 느낄 때처럼 그대로 바닥에 쓰려질 것 같은 강한 중력을 느꼈다.



그는 그 이후로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가 다급히 사랑을 고백했던 것과,

그녀가 그를 이해해주었던 것과,

그럼에도 한 번 균열 난 빙하가

예전상태로 돌아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 외에는.


어두운 거리를 걸으며

그는 고민했다.


그리고

균열난 빙하를

원상 복구하기란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엉뚱한 해답을 내놓았다.


"아, 그러면 빙산을 다 녹여서

 파란 바다로 만들어야겠다."


상담을 받은 후 그는

냉정한 비판을 받았고,

생각을 약간 고쳐 먹었다.


"아, 저 멀리 떠나가고 있는 빙산이

스스로 천천히 이쪽으로 움직이고

스스로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그러나

기다린다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이며

타오르는 불길은 어쩌란 말인가.


상담자 Y.J.는 처방을 내놓았다.


"예술로 승화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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