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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면 집 한 채 살 수 있을까? 대출,얼마까지?

천 번은 고민해야 등기를 친다. - 첫번째 고민 . 영끌의 한계는 어디?

by 델로

아파트 한 채의 가격은 보통의 봉급생활자가 10년 넘게 월급 전체를 갖다바쳐도 구입이 불가능해야하지만, 전국의 아파트는 수 억, 수 십 억원에도 거래가 된다. 그 중에는 부자도 있겠지만 월 300만원을 번다고 해도 지방의 소형 아파트 정도는 구매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비교적 남의 돈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집을 살 때는 보통 시세의 70%까지 (최근 생애최초구입자에 대해서는 특정대출상품은 주택가격의 80%도 허용해주기도 한다.) 10년에서 40년가량 나눠서 상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심지어 중간에 집값이 올라 팔면 그 때 남은 대출잔액은 일시로 갚아버리면 되니 실제로 20년씩 한 대출을 쓰는 경우도 별로 없다.

세입자가 있는 집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은 전세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매매가격을 상당 부분 줄이는 방법의 갭투자도 가능하다.


이를 수식화 한 것이 ltv (담보가치대비 대출비율) 인데 보통 무주택자가 일반적인 아파트를 실거주 목적으로 산다고 할 때 ltv 는 (동일주택의 전체주택담보대출금액+ 세입자보증금) / 주택가격 을 뜻한다.

이 비율을 정부에서는 70% 수준의 한도를 정해 금융기관이 이를 따르고 있다. (서울의 강남같은 투기과열지역은 이 ltv를 50%로 한도를 줄여 주택구입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대출한도가 집값의 70% 이라 해도 소득이 없는 사람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다. 상환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주기 때문이다.


만약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고, 세입자가 있는 집을 산다면 필요자금은 주택매매가에서 세입자보증금을 제외한 금액인데, 이때는 신용대출(통상 연봉의 100%~200%) 이 필요하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같이 긴 만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한도가 절반이상 낮은 단점이 있지만 전세가는 당장 내 돈이 아니므로 신용대출과 임차인의 전세가를 잘 활용하면 실거주로 구매할 때보다 더 비싼 집을 갭투자로 살 수 있다. (대신 세입자가 있으니 본인이 실 거주할 곳의 임대료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대체 얼마가 가능하다고 보아야할까?


1. 집가격의 30%를 종자돈으로 마련해놓은 상태

2. 다른 부채가 없다

3. 연봉이 일정하거나 상승한다.


이 네 가지 조건을 가정하면 최대 연봉의 10배까지 산술적으로 대출은 가능하다.

즉 연봉이 4천만원이라면 4억원의 집을 대출을 2억 8천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연봉이 1억이 된다면 10억언저리의 집을 3억을 모은돈으로 내고 7억을 대출로 이용가능하니 이를 맥시멈으로 둔다.

그러나여기에는 통상 생활비를 감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만큼 대출을 다 쓰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예상 월대출금 조회를 해 본 뒤 생활비를 더해 월급에서 감당가능한지 본다. 만약 모아놓은 자금이 더 있다면 마찬가지로 이를 반영한다.

이렇게 하면 개인차에 따라 연소득의 8배 정도의가격을 하는 집을 대출을 받아 이용할 수 있다고 보고 그 가격대 집을 집중조사하면 된다.


이 때 받는 질문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경제적 보수주의자의 관점으로 대출로 나가는 이자가 아까우니 대출을 적게 써도 되지 않냐는 것이다. 물론 심리적으로는 대출금이 적으면 상환부담이 적고 보다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월마다 쪼들리지 않고 나만을 위한 소비를 더 하는 것도 중요한 가치이긴 하니까 그런 부분이 평생 중요하다면 대출을 줄여 소득과 자산대비 싼 집을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부동산으로 본인의 자산을 불려나가는 측면에서 집은 비쌀수록 좋다. (비싸게 산다는 뜻이 아니다! 비교가능한 선택지 중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집이다!!)


왜냐하면 비싼집이 오를 때 더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거주측면에서도 재건축예정 아파트를 제외하면 통상 비싼 집이 위치한 입지가 싼 집보다 지하철역이 가깝든가자녀를 키우기 좋게 초등학교가 단지내에 있든가 신축으로 시설이 깔금하다든가의 식으로 뭐라도 싼 집보다 생활에도 편리한 경우가 많다.

또 집을 한 번 사면 세금이나 중개수수료 , 큰 거래가격이므로 성사의 어려움 등으로 최소 2년은 보유하고 파는 것이 낫다. 샀다가 후회한다고 쿠팡에서 주문한 물건처럼 반품할 수 없다. 그러니 처음부터 본인에게 가장 좋고 비싼 집을 사야한다.


오래 사용할 가전제품을 살 때, 10년 쓸 거니 좋은 걸 사야지. 하고 생각하는 마음과 비슷하다. 이용할 수 있는 최대의 대출규모를 쓰는 게 , “나중에 아 내가 저 집 살 수 있었는데 지금 너무 올랐네” 를 방지할 수 있다.


대출을 쓰기가 싫어서 동일한 연봉에 3억원의 현금이 있는 사람 두 명이 있다. a씨는 대출이 싫어서 4억 짜리 아파트를 1억만 대출을 받고 산다. 반면 b씨는 대출 4억을 추가로 받아 7억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하자.

2년 뒤 4억짜리는 20퍼센트 상승해서 4억 8천만원이지만 7억짜리는 동일비율 상승시 8억 4천만원이 되어 둘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더 큰 문제는 그 집을 팔고 더 좋은 집으로 가려고 할 때 발생한다. 거래비용을 0으로 가정한다. 4억 주택매수자는 대출1억을 상환하면 3억 8천만원이 남았으니 최초3억대비 8천만원을 늘렸다. 7억주택 매수자 b는 4억 4천만원에서 3억을 빼면 1억 4천만원을 번 셈이다. 물론 대출이자비용은 b쪽이 더 많이 들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b의 수익이 더 크고 이렇게 되면 이후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갈 종자돈이 더 커져 이후에 10억짜리 집을 먼저 매수 할 수 있는 것도 b 가 된다.


이후 설명할 예정이지만 그래서 아파트는 본인이 감당가능한 선에서 가장 좋고 비싼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옳은 투자방식이었다는 것을 명심하고 굳이 지출이 쪼들리는 것이 아닌데 대출이 무서운 마음에 상대적으로 소박한 주택을 산다면 상승기에 크게 후회하게 된다.


그다음으로 받는 질문은 앞과는 완전히 반대로 그렇다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전부 다 이용한 풀 영끌을 하면 안되냐는 말도 있다. 여기도 문제가 있는데 이렇게 대출을 소득에 비해 많이 받아 사회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아지자 정부는 dsr이라고 모든 부채의 월 상환금액이 소득의 40-50%선에서 제한되도록 제동을 걸었다. 그러니까 집의 70%를 대출로 받고 나머지 30%를 신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웬만한 월소득이 아니고서야 dsr 비율에 걸려 허락될 수 없다. 주식투자도 신용대출한도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 사람은 식비나 교통비 통신비 등 고정적인 지출이 있고 언제 사고나 문제가 발생하여 현금흐름에 차질이 생길 지모른다. 갑자기 내가 실직을 한다면? 교통사고가나 일을 못하게 된다면? 아이가 태어난다면?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므로 집값을 대출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실현가능성도 낮다.


주택담보대출이 장기상환이라해도 월1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매월 상환해야하기에 일정한 소득흐름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다른 부채가 갑자기 생기지 않도록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아야한다. 우스개소리로 부동산카페에는 무주택자인 세입자가 집주인인 본인보다 씀씀이가 좋다는 말이 나온다.

자본을 늘리기 위한 여정은 화려함이나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주택구입에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최저생계가 어럽거나 소득이 들쑥날쑥한데도 덜컥 무리하게 집을 사라는 말은 아니고 본인의 그릇을 알고, 그 안의 최대치를 골라야 한다.


이런 이유때문에 수도권 아파트의 주수요층은 기혼자가 된다. 둘이 벌어야, 그래도 상환능력이 되니까 집을 구매하기에도 유리한 것이다. 최근 서울의 출산율이 떨어진 데에는 이렇게 부부2인이 돈 벌지 않으면 괜찮은 아파트를 매매하기 힘든 상황이 왔기 때문인 것도 일리가 있어보인다. 2025년 기준으로 역세권 구축 25평은 서울기준 10억이상대이므로 최소 연봉 1억은 넘어야 한다는 뜻인데, 맞벌이가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맞벌이인데도 소득이 육아로 적어졌다든가, 외벌이나 미혼이라 하더라도 너무 좌절하지는 말자. 어느 세상에 연봉 10배에 가까운 자산을 취득할 수 있는 금융제도가 집외엔 무엇이 있겠는가. 일단 지금의 여건에 맞는 집을 예산으로 해서 그중에 선택해서 자산을 불려나면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모세대들도 그렇게 단칸방에서 방2개 집, 방3개가 있는 아파트 순으로 평형을 늘리고 지역을 옮기며 집을 사왔다.



이렇게 연봉과 집값을 기준으로 주택구입예산으로 책정했다면 다음으로는 어떤 집을 골라야할지, 진정한 고민의 시간으로 진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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