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토요일, 집수리 창업 과정 2일 차 교육이 있는 날이다. 아침 5시 30분 일어나 가볍게 즉석 죽으로 아침을 때우고 지난번 가져와서 제대로 복습도 못한 교재와 짐들을 챙기고, 7시 지하철을 타고 교육장으로 향했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도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저렇게 어디를 가는 것일까? 학생들은 학교나 도서관에 갈 것 같고, 가방을 멘 어르신들은 산에 가는 듯하고, 젊은 친구들은 놀러 가는 듯했다. 물론, 토요일도 일터로 출근하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2시간이란 긴 시간 동안 지하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핸드폰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피곤한 토요일 아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눈감고 지하철에 몸을 맡기는 것뿐이다. 무엇을 하려고 하기에는 아직 적응이 안 된 듯하다.
아직 9시가 안 된 시간, 성남 태평역에 내려 지하철 옆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들고 천천히 동네 골목길을 돌아 교육장에 도착했다. 10여 명의 교육생들 중 벌써 대부분의 분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비싼 돈 내고 배우는 자리이다 보니 배움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도어 손잡이 교체, 방충망 보수를 배우는 날이다. 일상에서 고민하고 배우고 싶었던 분야이기에 설레고 기대되는 교육시간이다. 오늘 강사님은 인테리어 분야에 30년 이상 근무했던 분이다.
집수리 분야에서 가장 많은 소비가 있는 것이 수전과 도어 손잡이 교체라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나의 일상 속에서 가장 소비가 많은 분야였던 것 같다. 손잡이 종류와 명칭 그리고 교체 요령등 강의가 진행되었고, 이어서 도어의 종류와 수리, 방충망 교체와 관련된 이론 교육들이 오전 내내 진행되었다.
한주일 동안 근무하고 토요일 여기에 와서 이렇게 배운다는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정말 온몸이 피곤하고 쉬고 싶은데 무엇인가 실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정신적 그리고 심리적 만족과 보람으로 버티는 것 같다.
오늘 점심은 교육장 관계자 분들과 같이 식당에 가서 불고기 정식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시원한 레몬에이드를 사들고 교육장으로 돌아왔다.
더운 날씨에도 다들 어디서 그렇게 식사들 하고 오셨는지 시간에 늦는 분 없이 다들 자리에서 교육받을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2일 차 오후 실습 시간이 시작되었다.
오전에 이론으로 배운 도어 손잡이의 종류별로 하나하나 분해하고 재결합해가면서 요령을 익혔다. 이론으로 배우고 현장에서 강사님이 직접 보여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눈과 머리론 이해했지만, 실제 내가 내 손으로 해보는 것은 상황이 달랐다. 조금 형태가 다른 손잡이들을 여러 번 분해하고 결합해 가면서 눈으로 몸으로 익혔다. 몇 번 해보니까 어렵지 않았다.
두 번째 실습으로 방충망 교체를 진행했다. 하얀 플라스틱 샷시에 방충망을 작업로라를 사용해 테두리를 접어서 집어넣고 고무가스켓으로 고정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방충망이 얇아서 작업로라를 너무 세게 밀어 대면 끊어지는 경우가 많아 힘조절이 중요했다.
두 번, 세 번 설치했다 벗겨내고 다시 설치해보다 보니 어느덧 요령이 생겼다. 아직 힘조절이 익숙하지 않아 모퉁이나 중간에 망이 끊긴 경우도 생겼지만 전체적으로 내 집에 방충망은 교체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수강생들 모두 수업에 열중이다 보니 교육마감시간인 5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 되어, 강사님의 지시로 일제히 작업대와 공구를 정리하고 교육을 마무리했다.
이번 교육에 참여하면서 나에겐 불금이 없어졌다. 토요일 하루종일 교육을 받는 게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금요일 저녁 무리한 약속을 안 잡게 된다. 그래도 보람찬 토요일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 길은 마음이 뿌듯하고 가볍다.
지하철로 2시간을 또 돌아가야 하지만, 토요일 저녁 지하철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겐 각자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나도 나의 하루의 이야기를 마감하며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