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만큼 간단한 것은 없지만, 할 때마다 망설이게 된다.
신입 사업PM, 특히 아직 정규직 전환인 되지 않는 인턴 사업PM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는 모습을 상사에게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상사로부터 받은 일에 확신이 없지만 무조건 "YES!"로 반응한 후, 마감 기일이 다가와서 결과물이 처참하다면, 그것만큼 최악이 상황은 없다. 반드시 상사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신입/인턴으로서 가장 필요한 자세는 질문을 하는 능력이다. 사실 '질문'을 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말할 건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호기심 충족을 위해 질문은 모르는 것을 알아가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지, 능력이라고 할 수 없다(마치 밥 먹는 것을 능력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어렸을 때부터 질문을 하는 것을 억압해왔다. 틀리는 것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운 것이라 초등학생 때부터 주입시켰고, 수능 공부를 준비하기까지 오로지 '정답'만을 위해 달려왔다. 따라서 질문하는 것이 우리 세대에게 정말 어려운 것임을 알고 있으며, 나도 대학 교수님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항상 수업시간에 소극적이었던 자신이, 질문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하게 된 것은 교환학생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교수님께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본 후부터이다. 그때 모르는 것을 남들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님을, 질문을 함으로써 학문을 더 깊게 탐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입은 잘 모르기 때문에 꼭 상사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이 시점에서, 신입 정규직인 포지션은 찾아볼 수 없고 내가 가장 싫어하고 기업이 지원자를 최고로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체험형 인턴"이 판을 친다. 정규직 전환이 되기 위해 몇 개월간의 인턴생활을 거쳐 최종평가/면접을 통해 정규직 전환이 되는 일도 허다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신이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것이 내가 추후 정규직이 될 때 장애물이 될지도, 상사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찍힌다고 추측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사가 가장 원하는 인턴의 자세는 바로 질문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사는 그것을 배우려는 자세로 평가한다. 인턴은 모든 것이 미숙하다. 이제 막 대학생활을 졸업한 학생이 무엇을 알겠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당연하며, 일처리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 사실은 상사도 안다. 어느 상사도 입사하자마자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인턴을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당당하게 상사에게 "질문"해야 한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질문하는 것
A: (상사에게) OO님, 제가 해당 업무를 처음 받아봐서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르겠어요.
B: (상사에게) OO님, 제가 해당 업무를 처음 해봐서 조금 미숙한 점 양해 말씀드립니다. 해당 업무를
1. XXX, 2.XXX, 3.XXX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진행하면 괜찮을까요?
A와 B 둘 다 상사에게 받은 업무에 대한 파악이 부족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 둘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상사에게 있어 A만큼 짜증 나는 신입/인턴은 없으며, B만큼 좋은 신입/인턴은 없다.
A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을 뿐인데 왜 짜증 날까? 그 이유 이 말에 "결론"이 없기 때문이다. 모르니깐 어쩌라는 것인가? 상사한테 알려달라는 소리인가? 아니면 난 이 일을 못하겠다는 소리인가? 아주 책임 없는 말이다. 하지만 B는 전혀 다르다. B는 A와 동일하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지만, 자신보다 훨씬 더 바쁜 상사에게 양해 말씀을 구하고, 자신 나름대로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해 본 후 그것이 맞는지 검증을 해본다. 이 질문을 통해 상사는 신입/인턴이 말한 업무 프로세스가 맞으면 맞다고 이야기해줄 것이고, 아니라면 특정 프로세스 단계를 **식으로 고치라고 말할 것이다. A의 말에는 진전/발전이 없지만 B의 말에는 개선점을 도출해 낼 수 있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더 좋다.
처음 하는 업무라면, 한 번 처리 프로세스 확인받기
물론 굉장히 간단한 업무를 받았다면 질문을 재차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너무 많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해서 상사를 피곤하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만약 약간의 복잡한 업무를 "처음" 받았고, 그것을 내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안다고 할 지라도 한 번 상사에게 "@@@식으로 해당 업무 진행할 예정입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에 당연히 이렇게 처리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회사 구조상 그렇게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신입/인턴은 아직 회사가 돌아가는 구조가 익숙하지 않아 회사의 입장에서 일을 하기보다, 나의 입장에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추측한 대로 일을 하면 될 것 같아 진행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방법이 아니라면 괜히 일만 번잡스러워진다. 상사에게 처음 받은 업무라면 어떻게 처리할지 프로세스 확인받은 후 진행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해당 프로세스가 맞으면 더 이상 질문할 필요 없이 관련 업무를 받으면 동일한 프로세스로 진행하면 된다.
요약
1. 상사에게 질문하는 태도 = 배워가는 자세와 동일하다.
2. "질문"을 하라는 것이지 "모른다"고 표현하라는 것이 아니다.
3. 사실 어떤 업무를 처리하기 전에 A부터 Z까지 상사가 알려주면 질문할 거리도 없겠지만,
보통 상사는 그럴 시간이 없으니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지 말고 도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