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PM으로 일한 지 4개월 차. 가장 많이 본 장면은 동료들이 밤 10시까지 메일을 보내고 주말에 일을 하는 모습이다. 연차를 써도 쉬지 못하고 개인 컴퓨터로 일을 한다. 사업PM은 절대로 칼퇴를 할 수 있는 직무가 아니다. 따라서 직업 선택 시 워라밸을 1순위에 둔다면 사업PM 지원 결정을 다시 재고해야 한다.
일은 항상 순탄케 가지 않는다.
왜 일이라는 것이 항상 생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정말 의문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상황은 사업PM이 가장 싫어하는 상황이라 생각되지만, 일은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이것이 진리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사업PM의 역할이다. 금일 마무리 예정인 업무는 갑작스럽게 등장한 돌발 업무로 미뤄지기 마련이다. 사업PM은 여러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만큼 일의 진행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하며 메일. 지라, 슬랙을 자주 살펴보아야 한다. 메일도 너무 많이 오기 때문에 메일 하나하나 보는 것도 일이다.
사업PM은 하루가 48시간이어야 한다.
게임 업데이트 때 바쁜 것은 당연지사. 그 외 자잘한 업무, 데이터 분석, 인게임 배너 제작, 공지 작성 등등등... 사업 PM이 관여해야 하는 부분은 너무나도 많다. 하루 8시간에 해당 업무를 다 수행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조금 널널해야, 여유롭게 진행하면서 검토도 하는데, 너무 촉박하게 일을 처리하다 보니 실수가 나오고 미숙한 부분이 발견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PM의 역량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바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능력과 멀티태스킹 능력이다. 나는 아직도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야 금일 목표한 업무를 다 완성할 수 있는지 모른다.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점심시간으로 주어진 1시간도 5분만 먹고 바로 업무에 들어가도 목표한 업무를 끝내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렇게라도 시간을 늘리지만 항상 실수는 나온다. 사업PM은 절대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는 직무가 아니다. 일 = 인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PM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업무가 넘쳐나고 근로시간이 초과되어도 나는 사업PM 직무에서 일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나도 좋다. 그 이유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업무 역량이 상승한다는 것을 체감하고, 일이 없는 것보다 일이 많은 것이 낫기 때문이다. 미국 스타트업에서 일을 했을 때 인턴쉽 초기 2주동안 할 일이 너무 없었다. 아예 할 일이 없어서 너무 지루하고 시간이 전혀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당 시간에 딴 짓을 할 수 있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간낭비하는 것 같았다. 해당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일이 없는 것보다 일이 많은 것이 100배 낫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루하루 업무가 달라진다. 그렇다고 하여 인스턴트적인 업무만을 받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하나를 관리하면서 상황에 따라 다른 새로운 업무가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 업무가 지루하지 않다. 나에게 있어 해당 부분은 장점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PM이 되기를 다짐했더라도 워라밸 측면, 업무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보면서 내가 진정으로 사업PM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렇기에, 대기업에 가야한다
사업PM 특성상 업무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야근도 해야하고 주말에도 출근해야한다. 만약에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초과 업무 시간에 대해 보상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전에 다닌 중소기업은 그랬다. 물론 아닌 중소기업도 있겠지만 확률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PM이 되기로 다짐했다면 무조건 대기업 지원하자. 중독될 수밖에 없는 복지에, 야근수당, 그리고 철저한 근로시간 관리까지. 그런 것조차 없다면 내 인생을 사업PM에 투자하기에 너무 지치고 힘들 것이다. 사업PM이 되기로 다짐했다면 무조건 한국 대표 게임 회사에 지원하자.
요약
1. 사업PM에게 워라밸을 찾긴 힘들다.
2.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싶다면 사업PM 추천!
3. 무조건 대기업 지원하자. 그렇지 않으면 많은 일을 한 것에 비해 보상이 터무니없이 적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