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같은 반 수빈이는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아 선생님들의 칭찬을 많이 받는데, 본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체육대회에서 선수로 출전한 것 외에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또 최근에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자신이 어떤 고등학교를 가야 할지도 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매사에 의욕도 없고 자존감이 떨어져 학교생활을 재미없어한다.
담임교사는 민수와의 상담과정에서 민수의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되었는데, 민수는 “자신이 IQ도 낮고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고, 수빈이와 비교했을 때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담임교사는 이러한 말을 듣고 민수에게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생각해보기
1) 위의 상황에서 민수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2)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이 담임교사라면 민수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먼저 민수의 문제점부터 파악해보자. 민수는 공부를 잘해 선생님들의 칭찬을 독차지하는 수빈이를 부러워하고 있다. 학업적인 부분에서 민수는 수빈이만큼 공부를 잘하지도 못해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타고난 지능이 낮아 공부를 못하고,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절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민수는 인간의 지능이 학업과 관련된 단일 영역으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체육대회 선수로 나갈 만큼 신체적인 능력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재능이 없으니 자기가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담임교사는 어떻게 민수에게 조언해줄 수 있을까?
일단 담임교사는 교실 환경에서 느꼈을 민수의 감정에 대해서 공감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건 ‘공감’과 ‘경청’이다. 그래서 민수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민수가 담임교사의 말을 들을 마음의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민수의 합리적이지 못한 생각을 변화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내가 담임교사라면 민수에게 인간의 지능이 언어, 수리능력 등 학업과 관련된 단일 지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신체지능, 인간친화 지능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 그리고 민수 자신이 체육대회 선수로 뛸 만큼 신체지능이 뛰어난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개개인마다 강점과 약점이 함께 존재함을 알려주고, 민수의 강점을 계발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민해보겠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나 고등학교 등을 함께 조언해주면, 민수가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좀 더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교사가 인간의 지능을 다양한 영역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면, 학생들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고, 학생들 개개인이 지닌 역량과 가능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교육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의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단순히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어", "힘을 내야지" 하는 등의 어설픈 격려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학업과 관련된 인간의 단일 지능만 중요시하는, 획일화된 방식으로 교육활동을 하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학교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 교사가 많은 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면 학생 지도에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재능을 존중하지 않는 획일화된 교육방식은 경계하고 지양해야 할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왜냐? 시험 성적으로 평가받아 왔고 거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교사인 우리들의 현재 모습이 과연 행복한지 되돌아본다면, 그 답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직생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를 나름의 관점으로 적어보았습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단, 개인의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로 임용 시험 등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