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영화가 시작된후 1979년 작품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깜짝 놀랬다. 옛날 영화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나 옛날일줄이야.
제작사 로고가 뜨면서 다시 한번 그렇게나 옛날 영화라는걸 실감해야 했다. 정말 요즘은 보기 어려운 그런 색감의 로고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영화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인공인 시고니 위버가 등장했을때 다시 한번 내 입에서는 ‘와~’가 흘러 나왔다. 그렇게 젊은 시고니 위버는 처음 봤다.
1979년도에 충무로에서 만든 영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시각적인 면에서 요즘 영화들의 영상에 길들여진 우리가 보기에는 특수효과를 비롯해서 조악한 부분이 보이기는 한다. 그걸 감안해도 대단한건 대단한거다.
말로만 듣다가 처음 보게 된 에일리언.. 상당히 무서운 영화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정작 에일리언이 등장하는 장면, 그게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 같은 것이 끔찍하게 묘사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무서움을 느끼는 부분은 에일리언에게 쫓기는 장면을 묘사하는 배우들,
공포에 떨고 있는 그들의 얼굴 표정들, 밀폐됐다면 밀폐된 공간에서 위치 파악도 정확하게 되지 않는 그것을 상대로 싸워야만 하는 사람들의 공포와 외로움,
그리고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번쩍하고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외계 생명체의 비쥬얼.. 그런 것들이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한건 아닐까. 최소한의 제작비로 최대의 효과를 뽑아낸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sf영화의 제작비가 ‘최소’라고 해봤자 얼마나 적겠냐만.
기업의 욕심에 대해서 말하기도 한다. 오염여부가 확인안된 대원들을 우주선안으로 들이는 과정에서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벌어지는 장면에서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그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임의 결정으로 내린 사람이 알고보니 회사측에서 보낸 로봇이었다니.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기밀을 혼자 알고 있는.
“안됐군요.."
파괴되기 직전 몸과 머리가 분리된채 말을 하는 안드로이드 로봇 애쉬의 표정이 섬뜩했다.
모기업의 본심을 눈치챈 나머지 대원들은 본격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철저하게..
에일리언이 등장하는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다. 시리즈의 첫편이라 그런가. 만약 흥행에 실패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리들리 스콧 감독은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지 않았던걸.. 과연 후회 했을까? 모를 일이다. 어쨌건 후속작은 계속 나온다.
탈출에 성공한거라 생각했던 리플리가 안도의 한숨을 쉬다가 갑자기 경악을 한다. 대체 언제 들어온건지 이미 자리를 잡고 누워있던 그녀석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주 느긋하게 한쪽 구석에 비스듬하게 누워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에일리언.. 개인적으로는 1편에서 가장 섬뜩한 장면중의 하나였다.
1편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도 하는 법인데.. 후속편이 연달아 나온걸 보면 계속 재미있다는 뜻인가?
어떻게 하지?
봐야 하나. 가뜩이나 2편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을 했다고 알려진, 에일리언 시리즈 중 가장 훌륭하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일단 2편까지는 봐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