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와 육아의 완벽한 조화
10월 들어 전반적인 생활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진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선선한 날씨로의 변화이고, 그로 인해서인지 부쩍 높아진 나의 집중력이다. 두 아들들은 늘 그렇듯이 어떤 부분에선 여전히 말을 안 듣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커서인지 이젠 확실히 “어린이”가 되어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이 충분히 예견된다.
9월엔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고, 그래선지 10월엔 체력과 건강이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리고 나는 가을이라고 다시 독서에 몰두하는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그래서 집안 정돈에 다소 소홀해지긴 했지만, 아이들을 원에 보내고 운동을 다녀온 후, 하원을 할 때까지의 시간을 독서에 빠져 지내는 요즈음의 생활이 더없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확실히 소설은 스토리와 문체에서 다른 어떤 장르보다 재미가 있어, 나도 모르게 몇 시간을 몰두하게 되는 것 같다.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이거 자체가 큰 피로감을 가져왔겠지만, 지금은 체력적으로 전혀 달리지 않는다. 그래서 참 요즘은 시간을 낭비 없이 선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중간중간 아이들을 먹이고, 등하원을 하고, 씻기고 이런 것들은 이제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의무인 것 같고.
그렇게 나름 흡족한 10월을 보내고 있고, 이게 어쩌면 나의 진정한 본연에 맞는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확실히 나는 글을 좋아하고, 또 끊임없이 사고하는 삶을 지향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것들을 잘해나가기 위해 연약한 체력을 잘 지켜내야 한다는 것. 그것만 충족되면 내 삶은 더없이 만족스럽다는 것.
최근에 지인과 재테크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런 것에 별로 욕심이 없어요. 예전엔 나도 관심 많았지만…“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 말은 거의 자동적으로 나왔는데, 그러니까 거의 진심이라는 말이다. 물론 어떤 세속적 욕망도 없다고 할 순 없다. 나 역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상 어떤 ‘제도권’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쓰고 집중할 시간에 지금처럼 몸을 건강히 하고, 독서라는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아주 최근에 깨닫게 되었다. 이런 것이 충족되니 살림이나 육아에도 큰 스트레스가 없다. 늘 남편과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물론 그전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 몸과 마음이 온전치 않다 보면 그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잊기가 쉽다.)
‘삶이 이렇게 쉬운 것인데. ‘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다소 건방지고 오만한 말일 수 있지만, 결국 마음먹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운동과 독서는 흔히들 자기계발의 두 축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잘해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걸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고, 거기서 어떤 관성이 생기고 재미가 생겨 삶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 되면 정말 행복해진다. 그래서 나는 이게 자기계발이라기보단 ‘자기행복’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 두 가지를 잘 해내갈 오늘의 하루가 기대된다. 이 두 가지가 있다면, 인생의 어떤 시련도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어떤 강한 확신에 종종 사로잡힌다. 삶이 이렇게 쉬운 것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