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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Apr 16. 2024

육아의 심신안정제

식집사 노릇 자처하기

언제부턴가 육아의 고단함을 식물 돌보기로 해소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사내아이의 동적인 성향에 진력이 나다 보니 가만히 있는 정적인 식물에게서 위안을 받는다랄까.


학창시절 나름 생물을 좋아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식물의 계통에 따른 특성들을 하나씩 공부해 나가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난초과에 꽂혔다. 난초 역시 그 세계에 들어가면 다양한 학명, 원종과 교배종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언제부터인지 식물을 사면서 그에 따른 사연들을 만들어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몬스테라 알보는 둘째의 돌을 기념하여 산 것이고, 카틀레야 빌리지 칩 노스는 5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아서 산 것이고, 애란기스 시트라타라 하는 난초는 올해 화이트 데이를 기념하여 산 것이다(라기보단 남편에게 사달라고 요청한 것ㅎ). 그러다 보니 이 식물들이 더 애정이 가고 소중한 느낌~


얌전한 딸이 있었으면 엄마의 이런 취미 생활이 좀 덜 했을까? 그건 모르겠다. 하여간 요즘은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 놓고 오후 햇살을 맞으면서 화분들을 하나하나 눈여겨 보며 식물들이 얼마나 컸나 관찰하는 것이 생활의 큰 낙이다. 아주 조금씩 성장해 있는 녀석들을 볼 때마다 괜시리 뿌듯하다.


충만함.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동물을 기르고(댕이와 냥이), 식물을 기르면서 느끼는 감정 중 가장 큰 것이다. 식물들에게서는 정적인 고요함이라는 것이 충족되는 것 같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가끔은 이런 고요함이 필요하기도 한 사람인지라.


봄이 되어 더 예쁜 우리집~


내 생일을 맞이하여 원종 호접란 쉴러리아나를 샀다.

우리집에 온 걸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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