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핸들을 직접 잡는 법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일의 답신이 도착했다.
"한번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서가 연락을 할 겁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20년 차 직장인, 산전수전 다 겪어 웬만한 일에는 무덤덤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짧은 답신 한 줄에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이제 나는 이 단 한 번의 미팅을 위해, 내 인생을 담은 단 한 장의 제안서를 준비해야 했다.
'정면돌파'를 선택한 열흘 전의 기록
타 산업군에서 4년간 몸담으며 나는 끊임없이 갈구했다.
‘내가 진짜 기여할 수 있는 곳, 내 20년의 내공이 가장 재미있게 쓰일 곳은 어디일까?’
그러던 중 운명처럼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모 회사의 새로운 CEO 부임 소식이었다.
그분의 성과와 업적은 업계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분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인맥을 동원해 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나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메일이 전송되었습니다."
내 소개와 함께, 그분이 부임하며 던진 비전이 왜 나의 커리어 포트폴리오와 일치하는지, 그리고 내가 이 회사에 어떤 구체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적어 내려갔다. 메일을 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전송 버튼을 누른 후의 답을 기다리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았다.
'CEO가 과연 이름 모를 나의 메일을 읽어줄까?' '과연 답장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과 조마조마함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기적처럼 답장이 왔다.
그것도 CEO 본인에게 직접!
'메일 잘 받았습니다. 한 번 뵙고 싶어요. 비서가 연락을 드릴겁니다.'
나의 메일에 쓴 내용에 모두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셨고 나는 결국 그 분을 뵙는 약속을 잡게 되었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마주하다
미팅 당일, CEO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집무실.
묵직한 문이 열리자 그분이 따뜻하고 인자한, 동시에 열정 가득한 얼굴로 나를 맞아주셨다.
나는 회사의 주요 브랜드 현황을 분석하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한 '한 장의 제안서'를 조심스레 드렸다.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대화. 그분의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내 마음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이 분과 함께라면 다시 예전처럼 신나게 일할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현재 그분께 다이렉트로 보고하는 TASK를 이끌며 그 어느때보다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생은 짧고, 내 인생은 '내 것'이니까
사람들은 나를 '워킹맘'이라 불렀지만, 나는 이제 나를 '리더맘'이라 정의한다.
내 인생의 핸들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직접 꺾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조직의 '틈'에 끼어 숨 가쁘게 달려가는 수많은 동료에게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생각보다 강하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세상을 향해 먼저 문을 두드릴 충분한 자격이 있다. 여
기가 아니면 나에게 맞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면 된다.
내 인생은 때로 거센 바람에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배가 어디로 향할지 결정하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이어야 한다.
내가 나를 '리더'라고 믿고 첫 번째 메일을 보내는 그 순간, 기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팀장과 틈장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의 기록은 여기서 멈추지만, '리더맘'으로서의 나의 진짜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생은 짧고, 내 인생은 온전히 내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