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존책방 Nov 18. 2022

사람은 불신하지만 사실은 믿고 싶어요

셀프치유 독서모임 이야기



지난  여섯 번째 셀프치유 독서모임이 시작됐다. 이번에 선정한 책은 어린 시절 억압된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몸에 밴 어린 시절>이다. 독서모임의 가장  특징은 매일 정해진 분량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는 일이.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며 억압된 감정을 알아차리고 문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는다. 독서모임  ,  모임을 마치고 J선생님이 쓴 글이다.



"누군가에게 너의 것을 이야기하지마 저 사람들도 똑같아.
너를 알아주지 않을거야"

누군가와 함께하며 감정을 느끼는 순간 내 안에 들려오는 음성이다.
독서모임 줌 모임에서 리더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사람을 정말 믿고 싶었을 거예요.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데 좋은 관계 경험이 적어서
무의식 중에 두려워서 그랬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아주는 사람도 있구나.
다는 아니지만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는 것일 뿐이었어. 아, 그렇구나'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 이것을 깨닫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하다.


J선생님은 사람을 대할  진심으로 대하면 믿은만큼 실망할까봐 사람을 밀어냈다. 자신도 모르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람을 경계했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어른이 었다는 이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일상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고 말썽을 부린.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대상은 부모다. 아이는 이 세상을 혼자가 아닌 둘로 시작한다. 아이는 모태에서 엄마와 하나인 것처럼 느낀다. 점점 자라면서 엄마가 나와 다른 타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엄마의 양육 태도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두 가지로 나뉜. 신뢰 혹은 불신이다. 엄마에게 신뢰를 배운 아이는 세상은 믿을 하며 안전한 곳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불신을 배운 아이는 세상은 믿을 곳이 아니며 사람은 경계해야할 대상으로 배운. 불신을 일찍 배우게 되면 세상을 보는 창문에 얼룩이 하나 둘씩 묻게 된다. 이 얼룩은 진실을 보지 못하게 눈을 가려서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예를들어 어려서 부모가 이혼하게 된 가정의 경우  엄마,  아빠랑 살게  아이는 자신의 뿌리가 잘린 듯한 알 수 없는 혼란을 겪는. 아이 입장에서 선택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이다. 부모가 상황을 설명해주지 않으면 아이 스스로 결정한 일이 아닌데도 자신이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가슴 아픈 것은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이기 때문에 부모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신의 불충분한 내면을 해결하려고 사람을 만나고 일의 성취를 쫓아노력하지만 점점 공허해진다. 부모에게 받았어야했던 수용과 친밀함을 경험하지 못하면 누군가와 깊은 관계 맺기가 어렵다. 혹시라도 상대에게 마음을 열면 부모가 갑자기 떠난 경험처럼 상대도 떠날  같아 두려워한다. 관계의 친밀함은 내가 마음을 여는 만큼 경험할  있다. 상대가 아무리 노력해도 무의식 중 상대를 밀어내는 이상 관계 발전이 어렵다.

 

J선생님은 불신을 경험했다. 자신도 모르게 사람을 밀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사람을 믿어보고싶은 아이같은 마음이 있었다. 내가 J선생님을 공감할  있었던 이유는  마음 같았기 때문이다. 억압된 감정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하는지  패턴을 알기 때문에 공감할  있다. 상처는 누군가의 상처를 볼 수 있 렌즈를 만들어준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어떤 생각과 문제 행동으 드러나는지 사랑이 결핍되었던 사람은 보인. 보여서 위로할 수 있다. 예민한 사람도 사실은 부드럽고 . 화내는 사람 대부분은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인정받지 못한 좌절된 욕구를 알아달라고 아이처럼 화내는 것이다.


어떻게 사람을 믿어야할까? 나도 모르게 밀어내는 태도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어린 아이같은 감정'에서 온다. 어린아이 감정과 어른인 나의 생각을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엔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치유하는 힘은 어른인 나에게 있다. 내가 관계에서 정말 원하는 것이 친밀함이라면 어른인 내가 선택해야 한다. 다시 상처받을까봐 두려워하는 어린 아이 감정이 내게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다. 받아들여야 공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조금씩 용기내어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어갈 때 방문을 닫고 웅크리고 있던 내면 아이도 조금씩 반응할 것이다. 내 마음을 열어 관계의 좋은 경험을 하기 전까지 사람이 갑자기 믿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 것은 내 잘못은 아니지만 믿을 수 있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책읽기'와 '글쓰기'로 치유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