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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로그아웃 Dec 12. 2022

"영화도 제목따라" 올드한 설정에 영화 올드(Old)

[맛있는 별점] 영화 '올드'

영화 '올드' 공식 포스터

3줄요약

샤말란식 스릴러-반전 기대...꽤나 재미있던 아이디어 접목

설정 그럭저럭, 연기력 좋아, 연출 좋아...근데 반전이 왜이래

올드한 메시지 던져놓고 불친절하게 '사실은..'으로 마무리해버려


들어가며

반전의 귀재,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021년작 '올드(Old)'


식스센스, 데블, 더 비지트, 23아이덴티티, 글래스 등 역대급 명작에서부터 저평가된 작품까지 그가 이어온 행보는 '스릴러' - '반전'이라는 키워드가 머릿속에 인상깊게 남았다.


한번은 봐야지 봐야지 했던, 넷플릭스에서 뭐라고 하나 넷테기라고 하더라 흔히. 넷플릭스+권태기를 극복하며 결국 주말저녁에 시청버튼을 눌렀던 영화였다.


그의 작품 속에서 가장 대표작은 어쩔수 없이 식스센스다. 하지만 나는 '더 비지트(2015)'가 충격적이였다. 공포스러움 더한 영화여서 그랬나보다. 


올드도 마찬가지였다. 포스터를 보면 한쪽 다리는 뼈가 앙상하게 남아있다. 지난해 극장에서 개봉했을때도 입소문이 자자하던 영화였다. 무섭느니 어쩌니 하던 관객에 입소문에, 고민을 했지만 왜그랬을까 차마 극장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상영기간을 놓치게 된 영화, 평점은 낮지만 그래도 샤말란 하나 믿고 가보는 영화, 올드(2021) 맛있게 별점을 매겨보자.


이 리뷰는 의외로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피타이저

즐거운 휴가, 사유지 해변, 그리고 시체가 떠내려온다.


한 가족이 '파라다이스'에 도착한다. 휴양지 리조트에서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뭔가가 수상하다. 아내와 남편의 말다툼 속에 남매(11살과 6살)들은 익숙한 듯, 방안에서 꼼짝않고 있다.


미묘한듯 좋아보이지만, 속사정이 있어보이는 가족이다. 사흘간의 휴가, 계획을 짜보는 가족, 그리고 다가오는 리조트 매니저가 권유한다.

영화 '올드' 스틸 이미지

"이 섬 자연보호구역에 사유지 해변이 있다. 외부인은 찾기 힘들고 희귀 광물 암석으로 둘러싸여있어 자연의 돌연변이라고 한다. 특별한 손님에게 추천하는데..."


결국 4인가족은 사유지 해변으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탑승한다. 이내 사유지 해변에 차례차례 모여든 다른 가족들. 셔틀버스 운전사는 정말 짐만 버스에서 내려다주고 도망치듯 사라진다.


어머니를 모시고 온 흉부외과 의사부부, 심리치료사간호사 부부와 함께 시끌벅적한 휴양을 즐긴다. 그리고 이내 시체가 떠내려온다.



달달~한 단맛 (1)

아이디어는 기깔나네...인물의 '나이듦'에 주목해라


영화는 사유지 해변에 도착한 이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것도 하루동안. 하루동안 그들은 늙어간다. 여기서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 30분에 1년, 1시간에 2년이 흘러가는 끔찍한 '자연재해'를 겪게된다.


영화는 빠르다. 30분에 1년이라는 시간설정과 맞춰 따라가기라도 하듯 빠르게 진행된다.


카메라 연출이 우선 돋보였다. 사실 리뷰를 시작하면서 제일 많이 보게되는게 연출기법인데, 전공자가 아닌지라 전문용어보다는 '관객에게 보여지는 그대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영화 '올드' 스틸 이미지

사유지 해변에 들어설 때, 한 동굴을 지난다. 동굴을 지나면서 멈칫멈칫 슬로우 모션으로 주인공들은 이동한다. 흡사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의 구분되는 포인트를 지나듯이 그들은 천천히 '다른 공간'으로 들어서는 모습이다.


역시나 카메라는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나오면서 전체 해변을 비춰준다. 해방감이랄까, 아름다운 해변의 모습을 보여주며 주인공들에게 안심시켜주려는 듯 카메라는 관객도 안심시키려 하는 무빙이다.


역시나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카메라 이동이다. 사유지 해변의 비밀을 눈치채고 불안에 떠는 이들을 차례차례 원을 그리며 카메라는 비춰준다. 


특이한 점은, 계속 여러번 돈다. 원을 그리며 도는데, 마치 "지금 한바퀴 돌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의 모습도 바뀔까"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드는 연출이다. 덕분에 인물들의 얼굴에 집중하게 된다.



달달~한 단맛 (2)

연기력 좋아...시간은 상대적으로 흘러간다?


인물간의 연기도 좋다.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나이들어가면서 바뀌는 배우들의 모습은 차치하더라도, 금방 어른이 된 그들의 모습에서 나오는 어투는 여전히 아이다. 특히나 말투가 점점 바뀌는 연출도 좋다. 눈깜빡할 새 노망이 들었나할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 

영화 '올드' 스틸 이미지

'시간은 상대적으로 이들을 지나간다' 무슨 말인지 헷갈릴수도 있겠다. 특히 이과라면. 시간은 절대적으로 흐르지만 은은한 비유다. 영화 올드에서는 아이에게는 어른의 시간이 흐르고, 어른에게서는 죽음의 시간이 흐른다. 똑같이 맞이하는 시간 속에서, 구성원들에게 '각자의 시간'이 통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퉤!' 뱉을 맛 

주인공들의 무기력함...관객들에게도 전염되서 재미없어져


카메라 연출도 좋고 아이디어도 좋고 연기력도 좋다. 근데 마음에 안든다.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은 정말 무기력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흡사 정말 자연재해가 덮치는 듯, 아무것도 손 쓸수도 없이 그들은 '나이들어' 가버린다.


그리고 남는 것이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렇게 암울한 영화일 줄은 몰랐다. 아니, 예상했지만 이렇게, 탁! 탁! 탁! 연쇄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영화 '올드' 스틸 이미지

좀 무엇인가가 다르다. 이를테면 살인자에게 쫒기는 주인공들이 하나하나 죽음을 맞이하는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그렇다. '무기력' 무기력함이 보는 이에게도 전염되는 것이다. 이 무기력함은 자연스레 영화의 흥미진진함을 죽여놓고 지루함만을 가져왔다. 


반전이 있을까. 사실 이렇게 생을 마감했던 인물들이 죽지 않았다면? 그런 반전을 자꾸 기대하게 된다. 샤말란의 네임벨류란 것이 참 영화에 크게 작용했다.


실제 반전은 정말 예상 가능한 선에서 이뤄졌다. 별로 놀랍지도 않았고, 그들의 신념에 이해가 될 만한 감응력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재미가 떨어졌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저렇게 후반에 풀어간다니, 샤말란의 시간도 1시간에 2년씩 지나가버린 것일까. 



'우물우물' 자꾸 씹게되는 맛

흑막, 이유있는 실험?..."그건 20년전 올드한 설정이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신념은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이다. 과학의 발전에는 그만한 실험이 있었고 실패에 실패를 반복해 희망이라는 단계를 거쳐 성공에 결실을 맺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그것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근데 이건 정말 영화 설정상 너무 많이 보았던 내용 아닌가? 심지어 조금만 수상하게 설정을 잡아서 제대로 몰입하게 하지도 못하더니 "사실 우리는 이런 영화야, 어때? 우리의 메시지가 생각해볼만 한 주제지?" 라고 자랑하듯 그들의 의견을 던진다.

영화 '올드' 스틸 이미지

그래 20년전에는 그랬을 테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건 마구잡이식 대중영화를 찍을 때, 빌런들의 원동력, 계기, 그럴수밖에없던이유에 대한 근거로 쓰였던 '올드한' 설정이다.


자꾸 되새겨보게되는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이미 우리는 '타노스'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설득력이나 매력적이지 않으면 눈에 차지 않는다. 그래, 이 영화가 딱 그정도다. 



맛 평가

그래서 결론은!


이제 숟가락을 내려놓고, 골똘히 고민해보자. 거대한 자연재해로 인해 주인공들의 무기력함한 보여주다가, "사실 이건 음모야!, 배후가 있어. 그 배후는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을 통해 인류를 발전시키려 하지"라는 올드한 메시지만 던지고 툭 사라진 영화,


올드(2021)다.


5점 만점에 1점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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