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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꽃지 Sep 09. 2024

[2008.9.30] 외롭거나 괴롭거나

31세 우울 + 상실감


2008.9.30
인공수정에 성공했다. 
임신유지에 실패했다.
또 잃었다.



원래 포스팅의 제목은 <유산>이어야 한다.

받는 유산은, 오호,,,, 횡재겠지.

그러나

겪는 유산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나는 첫째를 낳기까지 유산을 3번했다. 

그것도 남들이 다들 안정기라고 하는 시기에 말이다.




눈물 자국 아래 번져있는 글씨들.

아~~눈물나~~



세월은 흘렀고 

우여곡절이 있었고,

2024년에 나는

아들이 둘이다.

남편이 하나이며,

고양이는 두마리이다.

물론 모두 수컷이다.

우리집에

남자, 혹은 수컷이 다섯,



괜찮다. 


아무것도

내가 결정한 건 없다.


그래서,

운명이다.


근데 또 아이러니,


그때의 염원이 

지금의 멍에라는 것.


나는 지금 아들들 때문에 힘들다.

 아들은 역시 남달랐다.

어디에 견주어도 지지않을

하드코어다.


지금은 제발 하루만이라도 혼자 있고 싶다.

멀어서 와보지 못하는 친구들이 톡으로 말을 건다. 

고맙지만 

죽는소리할 바엔, 애써 괜찮은 척 할바엔, 

숨으려 노력한다.


난 정말 이제는 외롭지 않다.


외롭지 않으니 괴롭다.


있어도 없어도 내 뜻대로 안 되어


인생은 <외롭거나 괴롭거나,>


넌 외로울래? 괴로울래?


그래도 괴로운 게 외로운 거 보단 낫다.

그때보다 지금이 낫다.


그래서 살만 한 거다.

내일은 더 나을 거니까....


                                        2024. 09






2008.10

한마디로 힘들다. 힘들고 또 힘들다.
늘 생각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내가 왜 지금 이렇게 외로운 것인가!
내가 잘 살아온 것인가!
내가 왜 그때 그런 결정을 안 했는가!
지금의 최선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날 잊어 가는 걸까!
난 누구에게 무슨 영향을 미치는 사람인가!
나를 찾는 사람이 왜 줄어드는가!
끝이 어딘가!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인가!
나에겐 왜 아기가 주어지지 않는 건가!
내가 이 삶을 어떻게 버텨내야 나중에 지금을 되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을까!
사람은 왜 사는 게 이렇게 슬플까!
나의 슬픔만큼 다른 이들도 삶의 무게가 버거울까!
난 왜 항상 고민에 빠지는가!
왜 그냥 웃으며 넘기지 못하는가!
왜 이리 나약하여 내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가!
일어나자, 일어나자, 다시 달려가자, 그만 고민하고 실천하자!
늘 읊조린다.......
난 잘될 거라고...
누구보다 많은 걸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 안에 품은 꿈을 내가 결국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늘 소리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늘 원하는 그때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지금 뭘 원해야 하나
이렇게 하나에서 또 다른 하나로 건너가기가 힘든데
내 미래를 어떻게 꿈꿔야 할까?
내가 원하는 거..... 내가 원하는 거....... 내가 원하는 거...... 내가 원하는 거...... 내가 원하는 거.......
어쩌면 내가 지금 원하는 게
내가 지금 진정으로 필요한 게 아니라고 하나님은 생각하시나?
난 정말 내 인생을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어떤 노력을 더 쏟아야 하며
무엇을 염원해야 할지
정말 다 모르겠다.
나 자신도 모르겠다...
그냥 그냥 그냥 뭔가가 외롭다
그래서 슬픈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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