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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꽃지 Sep 30. 2024

부력으로 살아남기

고민의 답을 과학에서 찾는다면,

길을 걷다 문득, 엉뚱한 의문이 들었다.

5살 아이나 할 만한 실로 어이없는 질문이었다.


많이 걸으면 왜 다리가 아플까?


오른발 왼발 일정한 간격으로 들어 올려 가며 질량을 거스르는 운동에너지가 힘든 걸까?

운동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바꾸는 계속되는 에너지 소비에 지치는 걸까?

아님 무릎의 진자운동과 고관절의 회전운동으로 내 몸의 관절이 중력에 KO를 당하는 걸까?


'아... 중력,,,,'

중력만 없으면 굳이 이 땅에 붙어있을 필요가 없을 텐데,

땅에서 떨어지면, 나를 지칭하는 무게도 방향도 속도도 부피도 사라지고

하나의 입자처럼 자유롭게 흐를 수 있을 텐데,


지구는 중력에 붙잡히고,

나는 의무에 붙잡혀 있구나.


'아... 날은 왜 이렇게 더운 거야.'

모든 세포 안 입자까지 열받아 밖으로 뛰쳐나오려고 요동을 치고 있는,

달궈진 몸뚱이를 건사하며

집으로 가는 길은 정말,,,


더워서 발걸음을 멈출 수도 없고,

애써 도착해도 더욱 열받을

일상다반사가 펼쳐질 테고,

진퇴양난이다.


집에 가기도 싫고, 집에 오기도 싫다.


끼닛거리를 사들고 걸어가는, 지극히 평범한 나의 일상 사색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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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력을 어떻게 거슬러야 할까?


두 달 정도 기능의학에 빠져 가족에게 특히 위태로운 아들들에게 도움이 될

삼시세끼 맞춤 영양을 제공하는데 힘써봤다. 매우 성실하게 밥 했다.

그러나 본성인지, 관성인지...

요 며칠, <배달 아니면 포장>이라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두 달 '바른 먹거리' 몰입으로 얻는 결과는

'더는 못 해 먹겠다. 삼시 세끼.'


이것은 마치, <밥 하기-먹기-치우기>가

끝없이 반복되는 진자운동이랄까?

내 모가지가 매달린 채 말이다.


현타가 밀려온다.

'아... 꾸준하기 왜 이리 힘든 거야?'

나에게 꾸준함이란

개선 가능성이 1도 없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결함을 보완하고자 난 용수철처럼, 고무줄처럼 살았었다. 

무게를 최대한 부정하며 중력에 하는 탄성력의 최대치를 끌어올리다가, 

결국 대차게 늘어나고, 똑 끊어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중력에 순응하며 천장에 매달려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중력이 싫다. 제발 나 좀 끌어당기지 마라.



용수철처럼 버티는 거말고, 뭐 없을까?
중력을 거스르는 힘 말이다.


'음......

부. 력.?'


부력浮力_
기체나 액체 속에 있는 물체가 그 물체에 작용하는 압력에 의하여 중력에 반하여 위로 뜨려는 힘. 물체에 작용하는 부력이 중력보다 크면 뜬다.


60kg 무게의 짐을 달에 가져다 놓으면 10kg이 된다. 그리고 물속에 넣으면,,, 공식은 모르겠으나 아르키메데스는 넘치는 물의 양만큼 가벼워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만큼이 바로 부력이라고, 유레카 했었단다.

부력이 있으면 물 위에서 뜬다. 여객선처럼,

부력이 있으면 하늘을 난다. 열기구처럼,


부력은 중력의 크기를 이긴다.

적어도 그 물체 안에서는 말이다.

딱 내 몸 하나 띄울 만큼의 힘만 있으면

중력이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한 발만큼 자유로울 수 있다.

압력에 대체되는 <숨 쉴 공간>의 무게, 부력을 확보하면 된다.



중력에 맞서지 말고 나의 부력을 찾아보자.

삶에서 부력을 찾자면,

위로, 취미, 관심, 재미....

이런 것 보다 일단 더 무한해야 한다.

한계가 없어야 한다.

'.......'

'.....'

'...'

'!'

생각하다 문득, 느낌이 왔다.

빨리 자고 새벽기도를 가보자.

나의 유레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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