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나비 Apr 17. 2023

널 꿈에서 만나면…


“별아, 오늘 밤엔 누나 꿈에 다녀가 줘~”


잠들기 전, 거실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너의 공간에 잠시 머물러 앉아 해맑게 웃고 있는 너의 사진을 보며 혼자 중얼거려.

‘오늘 밤은 꿈에서 너를 만날 수 있을까?’

그리움 반, 공허함 반으로 어렵사리 잠을 청해 본다.


그러길 약 한 달 정도 되었을까?

드디어 꿈에서 너를 만났어.

말 그대로 ‘꿈에도 그리던 너’를 말이야.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평소처럼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여는데 내 눈앞에 네가, 여전히 항상 맞이해 주던 그 자리에서 꼬리를 흔들며 날 반겨주고 있는 거야. 나는 황급히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 널 끌어안고 미친 듯이 오열했어. 그 꿈속에서 말이야…

꺼이꺼이 너를 안고 울고 있는 나를 보며 “뭘 그렇게 울어~ 별이 괜찮아!”라며 장난스럽게 웃는 엄마에게 이게 무슨 일이냐고 울면서 물어봤는데 어떤 말을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 그냥 하염없이 울었어. 고맙게도 그렇게 엉엉 울어대는 누나 옆을 한시도 벗어나지 않고 안겨주던 너. 그런 너를 붙잡고 얼마나 울었을까? 나도 모르게 ’흐윽‘하는 울음소리와 함께 눈을 떠보니 내 방 천장이 눈물로 얼룩져 흐릿하게 보이더라.


‘아… 모든 게 꿈이었구나… 꿈에서 너를 만난 거구나…‘


꿈에서라도 널 만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행복했던 그때처럼 정말 꿈같은 일들로 널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꿈에서조차 네가 떠난 걸 아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슬프고 야속하기만 하네. 이럴 거면 그냥 바라지 말걸… 그냥 이룰 수 없는 꿈으로만 남겨놓을걸… 그럼 여전히 널 꿈에서라도 만날 희망으로 잠들었을지 모르잖아.

그런데 별아, 누나는 미련한 사람이라 그렇게 슬플 걸 알면서도, 후회할 걸 알면서도 또 꿈꾸기를 기다려. 이번엔 그저 울기만 했으니 다음에 만날 땐, 꼭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실컷 내뱉을 거야.

보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또 만나자고.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꿈에 나타나질 않는구나. 너는 착한 아이라 누나가 슬퍼할 걸 알아서 그런가? 그래도 보고 싶은 누나의 투정 한 번만 받아주라. 다음엔 꼭 웃으면서 널 맞이할게.

매거진의 이전글 이름(Nam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