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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비 Aug 18. 2022

악몽

꿈이라서 다행이야...


    11년 넘게 별이를 키우지만 막상 별이에 관련된 꿈을 꾼 적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별이에 대해선 항상 좋은 기억과 편안함, 큰 걱정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그런데 요즘 들어 별이 꿈을 종종 꾸곤 한다. 꿈속에서 별이는 마치 아프지 않던 그때의 별이처럼 리드줄도 없이 해맑은 웃음으로 나를 바라보며 신나게 뛰놀고 있다. 나도 더 이상 아프지 않은 별이를 크게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한껏 웃으며 함께 달려본다.


별아! 뛰어!


    한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샌가 점점 멀어지는 별이. 또 멀어진다. "기다려~ 같이 가!" 하고 외쳐본다. 또 멀어진다. "누나랑 같이 가야지!" 하고 외치지만 점점 멀어지는 별이. 마음이 애가 타다 못해 속에서 올라오는 울음을 애써 참고 "기다려! 기다려!" 외치며 울먹이다 이내 잠에서 깨곤 한다. 잠시 현실감을 잃었다 문득 꿈이 진짜인지 서둘러 손을 뻗어 확인한다. 하... 별이다. 아직 내 옆에 있다. 별이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별이를 꼭 안아본다. 놓치고 싶지 않은 이 온기다. 영문을 몰라하던 별이도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내 투정을 받아주는 것 마냥 피하지 않고 내게 온기를 나눠준다.

    별이의 따뜻한 온기에 지독한 악몽이 눈 녹듯 사라진다. 이젠 괜찮다. 이 기나긴 악몽의 끝에 별이가 있어주기만 한다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따뜻하게 안겨줄 별이가 있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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