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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이 Mar 03. 2024

봄을 알리는 꽃 영춘화를 만나다

이른 봄에 만나는 봄 꽃들

골몰길을 가다가 노란 꽃 몇 송이가 펴 있는 나무를 만났다.  가지가  축 쳐져 있고 초록색 연한 가지에 꽃이 달려있다.

봄에 피는 노란 꽃은 개나리와 산수유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던 영춘화이다.

꽃쟁이 친구들이 지금도 가끔 물어본다.

“개나리랑 비슷한 꽃 영춘화 맞죠?”

그렇게 믿도 끝도 없이 물어보면 아, 영춘화가 개나리와 비슷한 꽃이구나 생각이 들고 영춘화를 보았던 장소가 떠오른다.

“네, 맞아요.  초록색 가지에 잎 없이 피어나는 영춘화, 개나리보다 좀 빠르게 피어나죠.”

사실 나도 영춘화를 안 지 얼마 되지 않는데도 오래전에 알고 있었던 것처럼 스스럼없이 대답을 해준다.

사실 그들보다 내가 더 들꽃이나 나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 나에게 그들은 확인차 물어보는 듯싶었다.


영춘화는 언뜻 보기에 개나리와 많이 닮았다.

자세히 뜯어보면 다른 곳을 많이 찾을 수 있지만 일반사람들은 쉽게 구별하려고 하지 않는 듯싶다.

개나리와 영춘화의 다른 점이 있다면

1. 꽃자루의 모양이다.  개나리는 꽃자루가 오동통하니 짧다.  하지만 영춘화의 꽃자루는 가느다랗고 길다.

2. 줄기의 색깔과 모양이다.  개나리의 줄기는 회갈색으로 두툼하다.  영춘화의 줄기는 초록줄기와 회갈색의 줄기가 있는데 초록줄기에서 꽃이 핀다.

3. 꽃이 피어 있는 모양이다.  개나리는 꽃이 예닐곱 송이가 거의 모여서 피어 있지만 영춘화는 그렇지 않다.

4. 꽃잎의 모양이다.  개나리는 꽃잎이 4갈래로 갈라져 피어 팝콘 모양이지만, 영춘화는 꽃잎이 6장으로 갈라져 있어 둥그런 모습이다.

개나리와 영춘화가 비슷한 점은

둘 다 봄에 꽃이 피는데 노란색이고, 줄기가 늘어지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울타리목으로 많이 심어져서 이른 봄이 되면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는 봄꽃의 나무였다.


봄이 되면 들꽃을 보러 양재천 같은 넓은 벌판을 하릴없이 돌아다녔을 때가 있었다.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고 무엇인가 잃어버린 것을 찾는 것처럼 천천히 돌아다니다 보면 바닥에 딱 붙어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강변에서 무엇이 나와 있을까 생각하지만 땅을 유심히 살피며 돌아다니다 보면 작은 초록색 잎을 달고 있는 건제한 친구들이다.

그리고 행운처럼 작은 잎에 손톱만 한 꽃을 달고 있는 친구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잎 전체에 뽀송뽀송 솜털을 잔뜩 붙이고 꽃줄기를 길게 뽑아 올리고 노란 꽃을 달고 있는 꽃다지.

땅에 딱 붙어서 로제트 모양으로 살고 있는 냉이, 뽀리뱅이, 지칭개, 개망초….

꽃다지는 이른 봄에 노랗게 꽃은 피는 대표 봄 풀꽃이다.

꽃잎이 네 개로 십자모양으로 꽃이 피는 십자화과 초본 식물로 사실은 가을부터 나와 있던 친구였지만 , 가을에 싹이 나와서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입춘이 지나서 바람이 막아주는 양지바른 곳에서 만나게 된다. 가을에 싹이 났으니 겨울에도 볼 수 있는 식물이었지만 왜 보이지 않았을까? 궁금해진다.  그것은 추운 겨울에는 잎이 자주색으로 변해서 잘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 몇 발자국 이동하다가 심장모양 초록잎에 하얀 꽃을 피우는 별꽃도 만난다.

언제부터 터를 잡았는지 꽤 넓은 공간을 자리 잡고 있는 별꽃은 제법 땅 부자이다.

잎을 만져보면 솜털이라든지 두툼한 갑옷을 입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추위를 견디며 꽃까지 피어 있을까?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만져보고 당겨보면 힘없이 뚝 끊어지는 별꽃과 쇠별꽃.

추운 겨울을 견디고 살아남아 번식하는 들꽃을 거의 식용이 가능해서 사람들이 많이 뽑아내지만 번식력은 대단하여 전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다고 한다.


길을 걷다가  영춘화를 만나서 그런지 빨리 밖으로 나가 봄꽃들이 만나고 싶어졌다.

당장 내일이라도 뒷산에 올라가 보아야겠다.

이맘때쯤 피어나는 둥근털제비꽃을 볼 수 있으려나 기대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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