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존재를 증명하려는, 한 조각의 기록

by 운조



그들은 왜 투명인간이 되었을까.


그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 위에서, 우리와 같은 아스팔트를 걸었고, 같은 버스의 낡은 손잡이를 잡았으며, 같은 햇빛 아래서 땀을 흘렸다.


그들의 거친 손은 우리 식탁에 오를 채소를 길어 올렸고,

그들의 지친 팔은 스팀프레스를 눌러 공장의 셔츠를 펴냈으며,

그들의 발은 도시의 밤을 택시 핸들에 의지해 질주했다.


그들은 우리 곁에 있었다.

단지,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누구의 시선에도 잡히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출근길 인파 속에서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갔고,

퇴근길의 소란 속에서는 흔적 없이 사라졌다.


사회보장번호도, 의료보험도, 운전면허도 없이

존재를 증명할 아무 문서도 없이

그들은 이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지워지고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증명할 길 이 사라져버린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투명인간’이라 부르기로 했다.

보이지 않기에 위험에 노출되었고,

보이지 않기에 보호받지 못했으며,

보이지 않기에 점점 더 목소리를 잃어갔다.


이 글을 쓰기까지, 나는 오랜 시간 망설였다.

이야기들은 대부분 내가 직접 겪은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들은 말,

또 그 사람이 누구에게서 건너 들은 이야기.


정확히 언제, 누구에게 들었는지조차 흐릿한 기억들도 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자꾸 묻곤 했다.


“이 기록은 진실일까?”

“혹시 사실이 아닌 말을 쓴 건 아닐까?”

“내가 들은 이야기로 누군가를 다치게 하진 않을까?”


하지만 결국, 나는 쓰기로 했다.


완벽한 사실을 증명하진 못하더라도

그들이 분명히 살아 있었고,

이 땅 어딘가에 숨 쉬고 있었다는 흔적만큼은

누군가는 남겨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자도, 운동가도 아니다.

그저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그 ‘보이지 않는 삶들’에 귀 기울이고 싶었다.


어떤 이는 새벽 단속반의 급습으로

트레일러 문을 반쯤 연 채 사라졌다.

어떤 이는 임금 체불에 항의하다 일자리를 잃었고,

또 다른 이는 치료받지 못한 병에 지쳐 천천히 꺼져갔다.


그들은 누군가의 연인이었고, 자식이었으며, 부모였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애틋하게 속삭이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불법’이라는 차갑고 무심한 말 하나로

그들의 삶 전체를 가려왔다.


하지만

아무리 두터운 장막이라도

빛은 결국 틈을 비집고 스며든다.


나는 그 틈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

그들이 남긴 이야기,

시간 속에 묻힐 뻔한 흔적,

그리고 너무 작아 쉽게 무시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삶의 무게를....


『투명한 사람들』은

미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가장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작은 시도이며,

“당신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작고도 분명한 기억의 등불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