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미 Mar 09. 2023

마케팅 이직 면접 후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극한 스트레스를 받고, 무작정 이직 여정에 나섰다. 이력서를 수정하고 마케팅 직무의 회사에 이력서를 뿌렸더니 이번주에만 세 곳에서 면접 요청이 왔다. 면접을 보러 갈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세 곳 모두 색깔이 달랐다. 내 생각도 정리할겸 적어보는 마케팅 이직 면접 후기.


스타트업 인하우스 마케터

처음 면접 본 곳은 스타트업이었다. 나도 계속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해왔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복지 수준, 한 사람이 맡아서 하는 일의 양, 회사문화 등) 또 인하우스 마케터 면접이었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어플도 다운받아서 사용해보고 경쟁사와 비교도 해보면서 해당 서비스의 특장점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면접을 보러갔다.

질문은 굉장히 명확했다. 우리 서비스를 좀 보고 왔는지, 마케터가 된다면 어떤식으로 프로모션할 건지, 현재 이런 부분이 고민인데 어떤 방향으로 나가면 좋을 것 같은지 등등 실질적인 질문들이 많았다. 물론, 기본적인 마케팅 스킬은 당연히 보유하고 있어야겠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임하는지 태도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았다.

해당 서비스는 성실한 대표님이 꾸준히 쌓아올린 컨텐츠 덕분인지 작은 규모였지만 꽤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다만, 성장 속도에 비해 직원의 수가 현저히 부족해서 다들 정신없이 넋이 나간채로 일하고 있었다. 또 이런 곳은 한 명의 담당자가 정말 자기 일처럼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회사가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자율성 만큼 부담감도 커보였다.



대형 치과 그룹 마케터

다음으로 면접을 본 곳은 대형 치과 그룹 마케터였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의 경우, 스타트업 처럼 이 브랜드가 어떤 곳인지는 아예 질문하지 않는다. 특히, 서비스 자체도 명확했기 때문에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기도 하다.

이곳에서 나에게 물어본 질문은 대부분 콘텐츠나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부분이었다. 어떻게 보면 치과의 경우에는 고객에게 직접 콘텐츠를 전달해야되기 때문에 고객에게 친근한 채널에 다량의 광고를 뿌리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에너지가 100이라면 완성도를 20%로 낮추더라도 100의 에너지로 5개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뿌리고, 그 중에 반응이 좋은 것을 디벨롭 하는 형태로 업무를 진행한다고 했다. 특히 이런 곳은 타 업체와의 경쟁도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경쟁사에 대한 분석력도 중요하다고 했다.

병원 마케팅, 디자인의 경우에는 다른 곳보다 급여가 높은 편에 속한다. 근데 면접을 보고난 후에 왜 급여가 높은지 알 것 같았다. 깊- 은 고민을 하면서 만드는 콘텐츠 보다는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쟁적인 업무를 장시간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위주의 업무..



마케팅 대행사

마지막으로 면접을 본 곳은 청담동에 위치한 마케팅 대행사였다. 나는 마케팅 대행사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대행사라고 하면 '일은 엄-청 많고, 박봉인' 곳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정말 큰 기대 없이 면접만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우선 마케팅 대행사는 자신의 브랜드를 마케팅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고객사의 제품, 서비스를 마케팅 해야한다. 그 첫번째 단계가 광고 기획안을 작성하고 비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획서' 포트폴리오를 가장 먼저 물어보셨다. 그리고 다음으로 물어본건 마케팅 '트랜드' 부분이다. 앞에 두 회사랑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완전 다른거다. 마케팅 대행사의 경우 사실상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퍼포먼스를 내는 건 외주를 맡기고 마케팅 '기획' 업무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걸 깨달은 부분.




돌아보니 세군데 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자신이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개발해야되는 스킬도 다르고, 선택하는 회사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나는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 제작, 프로모션 기획, 광고 채널 운용 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니.

결국,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하는 일 - 그 모든 것은 '나에게 맞는' 게 정답인 법.




<2주차>

1주차 면접을 보고 현타도 좀 오고, 무작정 이직을 할게 아니라 어느정도는 내가 준비를 하고 나에게 맞는 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면접을 다 취소 하려고 했는데 궁금한 곳이 있어서 한 번 가봤다.


스타트업 마케팅

여기는 여의도에 아주 으리으리한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젊고’ ‘밝은’ 분위기에 ‘여기서 일하면 진짜 좋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공간‘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된 회사인데 어떻게 이런 좋은 곳에 유명인 광고까지 할 수 있는지. 투자를 제대로 잘 받으신 것 같다.

여기도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면접을 봤는데 아예 면접 볼 때부터 워라밸은 없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냥 야근이 많은게 아니라 주말도 일해야된다고… (당당)ㅋㅋㅋ 게다가 주 1회 회식이 있는데 괜찮냐고 물으셨다. 음.. 괜찮겠어요..?? 일 해주세요..라고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퍼포먼스 마케팅은 하루에 500~800만원 가량의 적지 않은 비용을 계속해서 돌리고, 돌리고, 효율을 내는 그런 업무구나. 라는걸 면접 보러 다니면서 깨닫게된 현직 스타트업에서 오만 일 다 하고 있는 마케터의 깨달음.



오늘 깨달은점은 일단 내가 마케터가 되겠다는 건, 어떤 회사를 가든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퍼포먼스를 내는 식의 업무를 해야된다는 거다. 그럴거면 우선 자기 자신을 브랜딩해서 인플루언서가 먼저 되어보는게 어떨까 싶다. 그니까, ’내 꺼‘를 해보라는 것. 회사는 참 ’일‘ 외적으로도 감당해야할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딜 다니든 일 외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니 정신 딱 차리고 자신만의 강점을 계속 발굴해내가야한다. 회사에 의지하지말고.


작가의 이전글 미술 콘텐츠, 어떻게 해야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