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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의 오후 Aug 27. 2022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자기의 주인이 아닌 사람은 자유롭지 못하다>  

 늘 나를 괴롭히는 문제가 한 가지 있다.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이 탈출을 꿈꾼다는 것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이 탈출을 꿈꾼다는 것이다. 주변의 약간의 속박에도 견딜 수 없이 탈출의 충동을 느끼면서 현실은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아를 괴롭힌다.

금요일 언젠가 핸드폰에 깔려있는 아시아나항공 앱을 클릭하여 당일 비행기표를 끊어 혼자여행을 간적이 있다. 문득 서울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무작정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 충동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마치 목이 졸리는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점점 어두워지는 밤길 끝없는 바다를 보며 밤새 혼자 어둠과 고독에 맞서고 싶었다.

나는 앞으로 걸어가는데 뒤로 넘어지는 그런 순간.          가장 무력하고 가장 두려움을 느낄  같은 순간.   아무렇지 않다는 말이 모두 거짓말이 되었던 순간.  

이런 순간들이 지금까지 현실의 페르소나로 무장해온 나를 해체하고 진정한 나의 모습과 마주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나는 거의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아마도 이런 욕망은 내 인생 주체가 온전히 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데 따른 반작용의 하나일 터였다.

다음날 저녁 무렵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게이트 앞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나는 무엇을 갈망하는가..나의 무기력함은 어디서 오는가..나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내가 나 자신이 보잘것없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이 모든 물음표에 정답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삼키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더 슬프다.

나의 20대는 속박과 자유의 굴레를 반복하며 살아가겠지..그나마 20대 삶의 온도를 인정하고 그 이후의 가치 있는 생을 위해 살아가는 것으로 현생을 만족하기로 했다.

고대 그리스의 어떤 철학자는 “내가 원하는 자유를 위해서는, 진정한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의 벌거벗은 모습과 마주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그 위대한 철학자의 말이 옳다면..나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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