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아의 오후 Feb 15. 2022

타인이 생각하는 당신은  '진짜 당신'인가요?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입니다. 결코 타인에 의해 당신을 가꾸지 마세요

 우리의 정체성은 온통 '남들이 생각하는 나'로 파묻혀 있다.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남들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를 많은 사람들이 구별하지 못한다. 우리의 정체성이 타인이 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형성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이 나를 바꾸려는 의지가 없다면, 나는 그렇게 타인의 부응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번 주 퇴근을 하고 친한 동생을 만났다. 자주 보는 동생이지만 단둘이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꽤나 진지한 이야기를 하였다. 동생은 나와 같은 직장인인데, 졸업과 동시에 일을 시작하여 현재 지쳐있었다.

"언니 저 너무 힘들어서 일 그만두고 싶어요.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했는데, 정작 나라는 사람은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면서 상사가 시답지 않은 장난이나 쓴소리를 해도 잘 넘어갔어요. 그런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 하는 내가 '진짜 나'처럼 느껴져요.

나는 부모님의 착한 딸인가? 나는 정말 실수를 많이 하는 후배일까? 수긍하게 되고, 절망적일 때가 많아요."


  그럴 만도 한 것이 이 친구는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었다. 집-회사-모임을 반복하며, 타인과 있는 시간이 많고, 혼자 있는 시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종종 너무 많은 정체성이 생겨버려서 '진짜 나'를 찾지 못한다. 애초에 그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기라도 했다면 쉬울 텐데 말이다. 그렇게 아무런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직장에서의 나를 집으로 가져오고, 친구와 있을 때 배역을 애인에게 사용한다. 아무리 내가 타인과 있을 때 만들어낸 배역을 잘 소화해도 결국 우리는 불만족스럽고, 우울감과 상실감을 느끼며 불행하다. 그러면서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나는' 처음부터 작고 나약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우리는 그렇게 나를 희생해서라도 '남들이 생각하는 나'라고 여기는 내용에 맞춰 살려고 애를 쓴다. 다른 누군가의 꿈에서 등장하는 왜곡된 이미지를 보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 대체 무슨 수로 알 수 있을까?

아마 '진짜 나'를 찾고, 내 삶을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일부 인간관계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옳다. 모순적인 말이지만, 그들을 계속 내 인생에 남겨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충분이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진짜 나'를 찾는 일에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다.


  부모, 친구, 직장상사, 미디어의 목소리는 나의 머릿속을 휘저으며 온갖 신념과 가치관의 뿌리를 만든다. 사회가 정의하는 '행복한 삶'이 모두의 행복한 삶인 동시에 그 누구의 행복도 아니다. '진짜 나'를 만든다면 나만의 의미 있는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는 그런 소음을 버리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게 바로 나를 찾는 첫걸음이다.  


  혼자 있을 때 '잡념을 비우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뇌는 쉬지 않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잡념을 비울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차근차근 '잡념을 비우는 것'에서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의 첫걸음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지금 내 모습을 만든 여러 가지 외부 자극들, 즉 나를 내 가치관으로부터 한눈팔게 만든 외부의 힘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 현재 내 삶을 결정하고 있는 여러 가치를 천천히 점검하고, 그 가치관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나 '내가 살아가고 싶은 방식'과 일치하는지를 살펴보자.


  잡념을 비우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진짜 나'를 찾는데 매우 중요하다. 당신을 위해 글쓴이가 생각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딱 세 달만 실천해보자. 내면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첫째, 성찰의 시간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보자. 공간이 주는 에너지는 어마 무시하다. 당신이 좋아하는 장소를 정하자. 그곳이 어디든 좋다. 자주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면. 참고로 글쓴이는 집 근처에 있는 허름한 쇼핑몰 건물 옥상을 좋아한다. 그곳에서 나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성찰한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느껴본 자만 알 수 있다.


둘째, 한 달에 한 번은 당신에게 변화를 만들어보자. 가본 적이 없는 장소를 가서 다른 환경 속 자신을 탐구해보는 것이다. 전에 가본 적 없는 공원이나 도서관을 찾아가도 좋고, 혼자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취미도 좋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그곳에서 어떻게 공간을 채우는지. 내 선택들이 정말로 가치관에 반영이 되는지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관찰하는 방법을 배우다 보면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주역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이다. 하나뿐인 나의 정체성을 결코 타인에 의해 만들어 내지 말고 '내가 생각하는 진짜 나'로 만들어보자. 당신은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다. 아직 꽃봉오리가 피지 않았을 뿐. 그 속에 무엇이 있을지는 오로지 당신만이 알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이별 속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