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 갈 수 있을까? 6
펀팅 Punting
펀트는 평평한 바닥과 네모진 앞쪽을 가진 보트로 작은 강과 얕은 물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펀팅은 그 보트를 타는 것으로 긴 막대기를 사용해 강바닥을 밀어 배를 밀어주는 형태이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소형 목재 평저선인 나룻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거기에 숙련된 뱃사공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 펀팅 Punting을 여행계획을 세울 때 날씨에 따라 펀팅을 할지 말지 결정하기로 미루어 놓은 상태였다. 킹스 칼리지 캠퍼스를 걷는 동안 초가을의 완벽한 날씨에 우리 가족은 펀팅을 하는 것에 만장일치를 보았다.
다행히 성수기가 지난 상태에서인지 우리는 길거리에서 펀팅을 세일하는 세일즈맨에게 안내를 받고 한 사람당 20£ 짜리 Shared Punting을 바로 예약할 수 있었다.
킹스 칼리지 투어를 막 마친 상태라 조금 출출하고, 커피도 마시고 싶어서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티켓팅을 한 후 유명하다는 페이스츄리 샵( Pastry Shop)을 들러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디저트로 유명하다는 첼시번( Chelsea Bun)과 에스프레소 한 잔을 사서 펀팅을 시작했다.
첼시 번( Chelsea Bun)은 18세기 런던 첼시의 번 하우스(Bun House)에서 처음 구운 건포도 빵의 일종으로 왕족과 평민 모두에게 사랑받았던 빵이다. 시나몬과 설탕글레이즈로 달달한 것이 당떨어질 때 최고 간식
우리 배에는 호주에서 여행 왔다는 중년의 두 커플과 우리 가족 4명 총 8명이 승선을 했다.
뱃사공의 자기소개와 더불어 우리는 각자 어디서 왔는지 서로 소개를 하고 캠브리지에 온 목적에 대해 잠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뱃사공의 설명과 함께 45분간의 투어가 시작되었다. 펀팅 내내 뱃사공은 칼리지 건물에 관련된 유래와 전설 그리고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에 관한 입담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지루하지 않았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그중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이야기는 세인트존 칼리지(St. John College)의 시계탑( Clock Tower)에 관한 것이었다. 19세기 네오고딕 양식(Neo- Gothic)의 세인트 존 칼리지 뉴코트(New Court) 에는 중앙에 둥근 지붕에 ‘웨딩케이크( The Wedding Cake)’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네 개의 빈 시계판이 있다고 한다. 시계가 없는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가 많이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건물을 지을 돈이 바닥이 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록에는 시계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세인트 존 칼리지와 늘 경쟁하는 트리니티 칼리 학생들이 돈이 없어 시계가 없다는 것을 놀리자 한 학생이 밤에 자신의 미키마우스 시계를 갖다가 걸어놓았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괴짜들이다.
세인트존 칼리지의 건물 벽에는 담쟁이들이 가지런하게 잘 자라 있다. 보기에도 아름답고 이제 가을이 시작되어 부분별로 단풍까지 들어 보기 좋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비밀이 있단다. 뱃사공의 설명에 의하며 빌딩을 세울 때 돈이 없어서 싸구려 재료로 벽을 세우고 그것을 가리기 위해 담쟁이들을 심어놓은 것이라고 한다.
불쌍한 세인트 존 칼리지! 이것도 트리니티 칼리지가 세인트 존 칼리지의 가난함을 놀리는 루머 중 하나라고 한다.
세인트 존 칼리지의 유명한 다리가 2개 있는데 하나는 캠브리지의 한숨의 다리( The Bridge of Sighs in Cambridge)로 매력적인 지붕이 있는 다리로 1831년에 지어졌다. 이 다리는 리버 캠( River Cam)을 우아하게 가로지르며 대학의 두 부분을 연결하고 있고, 학생들이 시험을 보러 가면서 혹은 시험 후에 성적표를 받고 한숨 쉬며 지나가는 다리라고 한다.
다른 유명한 다리는 수학다리 (Mathmatical Bridge)이다.
캠브리지의 수학다리는 유명한 목조 보행자 전용 다리로
1749년에 건설되었으며, 독특한 디장인과 역사적 중요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다리는 단순하고 우아한 구조로 보이는 목재 아치 디자인이 특징이며, "수학다리(Mathmatical Bridge)"라는 이름은 그 건설에 관련된 수학적 원리, 특히 일련의 반원형 아치를 상요한 것에 유래되었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원래 이 다리를 만들었고, 오직 수학자들만 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고 엔지니어이자 건축가인 윌리엄 이더러지(William Etheridge)에 의해 설계되었다. 이 다리는 건설 시 못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개의 목재 조인트를 이용해 구조를 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학다리(Mathmatical Bridge)는 캠브리지 대학교의 상징적 아이콘으로 관광객들과 학생들 모두에게 인기 있는 장소로 대학사진이나 엽서에 종종 등장한다.
나룻배에 몸을 싣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며 배 타기 전에 사 온 첼시번과 커피를 마시며 리버캠(River Cam)을 지나고 있는 이 시간은 나에게 정말 꿈만 같다. 너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현실이 축복이라 생각이 들고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뱃사공은 강 가에 길게 머리를 풀고 늘어져있는 수양버들 잎 하나를 따서 ‘훅’ 불어보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행운이 온다고.. 나는 이미 행운을 누리고 있는데!
영국식 악센트 때문에 너무 집중해서 설명을 들은 탓인지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면서 뱃멀미도 날즈음에 뱃머리를 돌려서 다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옆에서 또 다른 펀트가 지나가는데 뱃사공이 아닌 여행객들이 직접 펀팅을 경험할 수 있게 Privat punting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낭만보다는 배를 밀어내는 요령과 경험이 없어 고생스럽게 보였다.
펀팅이 끝나갈 무렵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아윈( Charles Darwin) 이 살았던 집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에 대한 기록을 보면 그는 1809년에 태어나 1882년에 죽었다. 그가 죽은 지 145년이 지났으니 그가 살았던 집은 최소 200년이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 건물에는 사람이 살고 있단다. 참 대단한 나라다.
펀팅이 끝나고 이제 내려야 한다. 뱃사공은 캠브리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으로 서머 잡(Summer Job)으로 뱃사공을 한다고 했다. 열심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준 그 친구에게 적은 돈이지만 팁을 지어주고 배에서 내리면서 함께 승선했던 호주 여행객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만약 캠브리지를 여행하게 된다면, 펀팅 하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배를 타는 내내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리버캠에 접해있는 칼리지 외부를 다 구경할 수 있어서 걷는 것이 힘든 사람이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우리처럼 성수기가 지나서 직접 가서 티켓팅을 해도 좋지만, 성수기에 간다면 미리 온라인으로 예매하지 않으면 당일 펀팅은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한 펀팅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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